[기자수첩] ‘反(반)’ 쿠팡 여론, 소비자 다시 잡을 수 있을까
[기자수첩] ‘反(반)’ 쿠팡 여론, 소비자 다시 잡을 수 있을까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1.07.02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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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경제신문=최원석 기자] '#쿠팡탈퇴', '#쿠팡탈퇴방법', '#쿠팡탈퇴인증'

최근 이 해시태그가 SNS상에서 화제다. 검색창에 이 해시태그들을 검색하면 수백, 수천개의 게시물을 찾아볼 수 있다.

이는 지난 6월 17일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등의 사건으로 분노한 소비자들이 쿠팡에 대한 불만을 불매운동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反(반)’ 쿠팡 여론에 그야말로 불이 붙었다.

앞서 쿠팡은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다. 폭발적인 매출 성장과 더불어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전국적으로 물류센터를 추가 설립하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덕평물류센터 화재를 도화선으로 소비자들은 등을 돌렸다. 쿠팡은 화재 발생 당일 김범석 쿠팡 창업주의 한국 이사회·등기이사직 사임을 발표했는데, 이 사임이 김범석 창업주의 책임 회피성 사임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쿠팡은 다음날인 18일 “김범석 창업주의 사임은 5월 31일 결정됐고 이번 화재가 발생하기 17일 이전에 이미 사임이 이뤄졌다”며, “사임등기가 완료돼 일반에 공개된 시점에 공교롭게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고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의 이름으로 해명했다.

쿠팡의 입장처럼 시기가 우연찮게 겹쳤던 것이라고 할지라도, 김 창업주의 공식 입장문이 아닌 강 대표가 입장문을 전해 더욱 여론이 들끓었다. 또한, 지금처럼 여론이 뜨거워진 이유가 더 있다. 김 창업주가 책임 회피 논란에 휘말린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서다.

지난 1년 동안 쿠팡의 배송·물류센터 노동자 9명이 숨졌지만, 김 창업주가 직접 나서서 사과한 적은 없었다. 이번 사태에도 쌓일 만큼 쌓였던 소비자들이 쿠팡에 등을 돌려 ‘회원 탈퇴’와 ‘불매 운동’을 보이고 있다. 결국 쿠팡은 사면초가를 자처하게 된 셈이다.

이 사태에서 쿠팡이 한가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과거에 물건만 사고 마는 소비자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접 행동하고 불매 운동에 나설 만큼 적극적이다. 이들은 이미 한일 무역전쟁에서 합리적인 방식으로 불매를 해내지 않았나. 180도 달라진 한국과 일본의 무역환경엔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쿠팡은 지금 이 사태가 빠르게 끝나길 바란다면 적어도 소비자들의 행동이나 움직임에 어느 정도 자각을 해야만 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회피가 아닌 김 창업주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 재발방지 대책일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면 떠나갔던 소비자들도 돌아오지 않을까. 부디 쿠팡은 상도를 지키는 동시에 책임지는 모습으로 ‘무책임한 기업’이라는 오명을 벗고 ‘책임지는 기업’이 되길 기대한다.

최원석 기자  cos0214@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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