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자산 내릴 확률 높아 연체율↑ … 부동산 관련 기업도 연쇄부도 불가피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서울 중심으로 이례적으로 치솟은 집값에 대해 한국은행이 심각히 고평가 됐다는 경고를 날렸다. 그동안 부동산 값이 소득이나 상승세 등과 비교해도 버블이 상당하다는 것을 피력한 셈이기에 시장 파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 “영원한 상승 없다” 집값 거품 경고 … 집값 거품순위 낮지만 소득대비 주택 값 높아
2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1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주택가격이 장기추세와 소득대비 비율(PIR) 등 주요 통계지표를 통해 평가할 경우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고평가 됐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가격 거품 배경에 대해 사상 최저 수준 기준금리 때문이라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시 거품 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KB국민은행이 내놓은 올해 1분기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월을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114.8로 장기추세(106)보다 높다.
또 서울지역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도 17.4로 2012년 1분기부터 2021년 1분기 평균(10.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PIR은 2017년 2분기 10.2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후 상승폭이 커졌다.
코로나19이전인 지난 2019년 4분기와 지난해 4분기를 비교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RIP를 살펴보면 한국은 112.7%, 독일 106.9%, 미국 106.6%, 영국106.5%, 스페인 106.3%, 프랑스 104.8%,일본 99.5%, 호주 99.2% 순으로 기록해 한국이 가장 높았다.
다만 집값 거품 순위(PIR)은 뉴질랜드가 211.1로 평균치(100)에 비해 2배 이상 높았고 임대수익도 166.6에 달하는 등 명목 집값 상승률이 14.5%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 캐나다 204.2, 스웨덴 178.2, 노르웨이179.2, 영국 152, 덴마크 147, 미국 122, 벨기에153, 오스트리아 118.9, 프랑스 140.2로 명목 집값 상승률은 순서대로 9.3%, 7.2%, 10.3%, 7.4%, 2.2%, 6.6%, 9.5%, 11.2%를 보여줬다. 한국은 110.3에 9%로 집값 상승률은 19위를 기록했다.
사실상 위와 비교할 경우 소득 대비 한국의 주택 값은 가장 올라갔지만 전 세계적으로 비교했을 땐 집값 상승률이 다른 OECD국가와 비교하면 크게 올랐다고 보기는 애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집값 상승률이 빠르게 치고 올라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요국에서 코로나19 위기 후 회복 과정에서 주택 가격이 빠르고 크게 상승했다”며 “그렇지만 우리나라 주택가격 상승 속도도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빠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 금리인상 소폭 인상했어도 연체율 급상승 … 거품 최대치 끌어올린 부동산금융 “위험해”
이처럼 한국은행이 부동산 값이 고평가된 배경으론 사상 최저 수준 저금리가 지속 돼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심리 및 주택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세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릴 경우 대내외 충격으로 집값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4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가 인상시기가 2번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취약차주의 경우 6.4%에서 8.4%로 치솟았고 고DSR차주의 경우 0.8%에서 1.1%로 소폭 올랐다.
이미 한국은행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이 누적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수차례 시장에 사인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미국 발 금리 인상 충격이 한국 경제에 드리울 경우 연체율의 급격한 상승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문제는 가계부채가 급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연체율이 낮았던 배경에는 자산 가격이 오르면서 연체된 부채를 덮어버린 효과를 누렸지만 금리인상기엔 자산이 하락하면서 연체율이 올라가는 구조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은행은 “국내외 경제적 충격 발생 시 부동산 가격의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관련 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불균형이 심화되고 성장률도 하락하는 등 최악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택 가격은 최대 3.5%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목해야할 점은 금리인상기에 거품이 최대치로 올라갔을 경우 그동안 성장을 해왔던 부동산금융기업들의 연쇄적인 도산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21년 3월 말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2343조 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형태별로는 가계여신이 1198조 7000억원으로 전체 익스포저 대비 51.1%였고 부동산 관련 기업여신은 862조 8000억원으로 36.8%를 차지해 전년보다 12.4%나 증가했다. 사실상 부동산 값이 하락할 경우 연쇄부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완화적 금융 여건이 장기화 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급등을 가져왔다”며 “종전보단 금융불균형 누증에 대해 고려해야 되고 실물 경제가 좋아지고 물가가 올라가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질서 있는 정상화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