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증권업계 코스피 상승 멈춰 … 은행 순이자마진 늘어날 것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지난 17일(美 현지시간 16일) FOMC에서 파월 연준의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기존 2024년에서 2023년으로 1년 앞당겼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효과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게 되자 서둘러 회의를 소집하는 모양새다.
다만 이 영향으로 국내 은행, 보험, 증권업계가 제로금리를 유지하던 국내 기준금리 수준이 매우 빠르게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각 업권 마다 희비가 갈리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미국 금리 최대 3%까지 올린다 … 미국 따라잡으려면 최소 8번 이상 인상해야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 준비은행이 오는 2024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약속을 깨고 그 시한을 1년을 앞당겨 2023년에 올릴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 국내 금융업계 표정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날 연준의 FOMC회의록을 살펴보면 기존대로 연방기금금리와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파월의장이 테이퍼링에 관해서 언제 논의할 지에 대해서 회의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경제전망에서도 지난해와 달리 팬데믹으로 인한 고통은 삭제되고 백신 접종 확산으로 경제적 충격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사실상 테이퍼링을 시작할 타이밍을 잡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아직도 많이 남았다면서 금리인상을 말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테이퍼링 단어가 나왔다는 건 조만만 국내 금리인상이 임박한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부쩍 이주열 한은총재가 연내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라 못해도 오는 9월에서 10월 중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오는 2022년엔 금리 인상이 보다 자주 빠르게 금리인상이 단행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번에 공개 된 FOMC 점도표를 보면 금리를 최대 2.5%~3%까지 올려야 한다고 표시했다. 문제는 미국은 한국과 달리 금리인상 시 1%씩 올린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역전이 허용되는 수치가 최대 0.75%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2023년까지 최소 8번 이상 인상해야 한다.
◇ RBC비율 하락과 채권이익 확대로 흐린 보험업계 … 순이자마진 오를 은행 맑음
보험업계는 대표적인 금리 수혜주로 꼽히지만 마냥 좋다고만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RBC비율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보험사 RBC비율 현황을 살펴보면 생명보험은 24.1%, 손해보험은 9.2%의 보험업종 평균 RBC비율이 하락했다.
RBC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확인하는 지표로 RBC비율이 떨어지면 보험금 지급요건이 떨어진다고 보기에 100%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당국이 경영개선 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 그렇기에 대부분 보험사들은 IFRS17과 RBC비율을 올리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금리인상 시기에 접어든 만큼 자본확충을 하더라도 이자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보험사들의 주요 자본확충 방법인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은 이자부담이 큰 터라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보험사 부채에 대한 근본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금리인상 할 때 보험업계가 마냥 나쁜 게 아니다. 생명보험업계의 자산운용을 할 때 채권비중이 59%를 넘기에 금리가 인상되면서 변액보증준비금, 이차역마진이 문제에서 벗어나면서 이익 비중은 커지고 부채는 줄어드는 효과가 온다.
덕분에 보험은 금리인상이 싫지도 좋지도 않은 애매한 분위기를 풍기도 있다. 반면 은행은 기준 금리인상으로 당장 대출 금리도 크게 증가하지만 조달금리는 나중에 오르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올라간다.
금리 오르는 속도가 빠르고 자주 일어날 올해 하반기부터 오는 2022년까지 은행업계는 큰 수혜를 얻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그동안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되면서 갭을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분기 배당 등 다양한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성장을 이끌 수도 있다.
한편 증권업계는 지난 17일 연준의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코스피 상승세가 3267 포인트에서 멈췄다. 지금까지는 기업실적이 높아 선방하면서 버텼지만 그동안 증권사 시드머니가 됐던 유동성 자금이 급격하게 줄어들 경우 일평균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수익성 악화는 뻔하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마다 반응은 미세한 차이를 보였지만 경기회복 국면에 들어섰기에 증시 영향을 다수 제한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다수였다.
특히 금리인상을 할 만큼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질수록 미국 혼자 누렸던 경제 회복을 유럽, 한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서비스업이 회복 돼 달러흐름이 안정화 돼 외국인들의 자금이 국내로 대거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금리인상으로 투입되는 외국인 자금보다 국내 증권사 수익을 높여줬던 일평균거래금리 줄어들 경우 증권주들이 하방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금융업권 관계자는 “제로금리가 유지되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 자금으로 빚투나 영끌, 가상화폐 등 부작용이 속출했는데 이젠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들 구제책을 고민하게 됐다”며 “각 업권마다 표정이 다른 건 앞으로 기조가 180도 이상 변할 것을 서로 예상하는 탓으로 그동안 수혜를 받지 못했던 금융업종 중심으로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