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영향

[금융경제신문=최원석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2.6% 상승하며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4월과 마찬가지로, 작황 부진 및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과 더불어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와 공업제품의 가격이 오른 영향이 크다.
2일 발표한 통계청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100)으로 전년보다 2.6% 올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4월(0.1%) 0%대로 내려앉더니 5월(-0.3%)에는 마이너스 물가를 찍었다.
6월(0.0%) 보합을 보인 후 7월(0.3%)부터는 9월(1.0%)을 제외하고 0%대 상승률을 유지하다가, 지난 2월(1.1%)과 3월(1.5%) 2개월 연속 1%대를 보이더니 4월(2.3%)에는 2018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2%대를 넘어섰다. 이후 5월까지 2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년보다 12.1% 크게 올랐다. 채소를 포함한 농산물은 16.6% 상승했다. 특히 파(130.5%), 달걀(45.4%), 쌀(14.0%)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축산물은 10.2%가 올랐다. 이는 달걀(45.4%), 국산쇠고기(9.4%), 돼지고기(6.8%) 등의 영향이 크다. 수산물은 0.5% 상승했다.
공업제품 물가는 3.1% 상승했다. 이는 석유류가 23.3% 상승하며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영향이다. 반면 전기료 인하 등이 반영돼 전기·수도·가스는 4.8% 하락했다.
서비스는 전년 대비 1.5%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2.5% 오른 반면 공공서비스는 0.7%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 물가는 2.1% 상승했는데, 농축수산물 가격 인상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외식 외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공동주택 관리비, 보험서비스료 상승으로 인해 2.8%였다.
집세는 한 해 전보다 1.3% 오르며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8%, 0.8%를 나타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2017년 8월(3.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이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상승하며 4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작년보다 1.5% 상승했다. 2017년 9월(1.6%) 이후 최대 수준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 큰 폭으로 상승했고, 물가 상승 폭을 확대한 주요 원인이 됐다"며 "농축산물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재료비 인상에 개인서비스 가격도 올랐다"고 전했다.
최원석 기자 cos0214@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