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 사용 미숙한 고령층 많아 … 젊은 층과 다른 UI버전 적용한 앱 필요해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보험업계가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면 점포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비대면이 익숙치않은 세대의 대책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앱이나 홈페이지를 이용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고령층이 많아 이들을 배려하는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 매해 100개씩 사라지는 보험사 점포 … GA 인력 늘고 효율화 과정 속에서 사라져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점포 수가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가 정착되면서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점포 줄이기는 과거에도 있었다. 차이점이라면 명분이 달라졌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과거엔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한다는 명목으로 점포를 합치거나 줄였지만 최근엔 사람을 안 만나는 비대면 문화가 정착이 되면서 매년 빠르게 사라진다는데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최근 3년 사이 보험사 점포 수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8년 6228개를 기록한 이후 2019년 5908개, 2020년 5817개로 매년 100개 이상씩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불고 있는 제판분리 바람은 보험사 점포를 줄이는데 기름을 붓고 있다.
당장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영업조직을 통째로 자회사형 GA로 편입했고 중소형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제판분리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늘어 앞으로 이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실제 생명보험사의 점포 수는 지난 2013년 4402개를 기록한 이후 줄곧 줄어들어 지난 2020년엔 2886개로 7년 사이 1516개나 줄었다. 손해보험사는 지난 2012년 3136개였지만 지난 2020년 2931개로 8년 동안 205개로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면 점포를 줄이면서 보험업계는 비대면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내놓으면서 어느 정도 대체하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카카오톡 챗봇서비스 ▲화상서비스 ▲사이버·모바일 서비스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 지원을 내놓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예 AI를 시스템에 서비스와 접목시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라면서 사람들과 마찰 면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들이 해당 서비스를 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여전히 어려운 앱 사용 법 … 고령층 대상 전용 앱 등장해야 돼
챗봇이나 모바일 서비스는 앱 사용이 그나마 익숙한 50대 이하 세대들에게 유용한 사용법이지만 50대 이상 사용자 중에선 앱을 사용하는데 미숙하고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챗봇은 로봇이 응대해 언제든 답변이 나오지만 그런 사용 자체가 낯설게 느낀다는 것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밝힌 일반국민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조사한 결과 전체 수치의 평균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55세 이상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8.6%로 평균보다 32.4%나 낮게 측정됐다.
이들이 디지털 정보를 어렵게 받아들이는 것은 무선전화기가 없는 경우도 있으며 PC나 모바일 기기들의 이용능력도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게다가 사용을 한다 해도 익숙하지 않은 문제로 인해 자꾸 오류가 뜨는 등 반복적 실패경험이 고령자들의 자존감을 낮춘다.
실례로 지난 1~2년 사이 패스트푸드 점에서 비대면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키오스크 설치가 늘었지만 고령층 이용자는 감소했다. 지갑이 가벼운 고령층이나 은퇴자들에겐 패스트푸드점이 간다한 요깃거리가 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이들이 방문횟수마저 줄여버리고 있다.
결국 해당 문제는 사회적 소외를 일으킬 수밖에 없고 고스란히 보험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예 보험금 지급을 신청하기도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점점 디지털과 비대면을 강조하지만 그럴수록 보험소비자들이 보험금을 지급받는 게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민원으로 연결되고 보험사가 적극적으로 고령층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문제로 비화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은행이다. 비대면 사용자가 많아지곤 있지만 여전히 은행창구마다 대기 고객이 늘어났다. 점포 축소에 따라 지점으로 고객이 몰려들어서 더 그러는 것이라 금융당국은 은행 점포를 폐쇄하는 것과 관련해 사전절차를 강화했다.
예를 들어 ▲이동점포 ▲화상·유선 통화가 가능한 무인점포 ▲우체국과 창구업무 제휴를 강화하고 아예 한국은행은 ATM 감소를 대응해 일부 편의점에서 현금출금이나 거스름돈을 계좌에 입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공동 ATM 운영 등 은행 간 공조를 논의 중이다.
이에 보험연구원은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디지털 기기의 사용법을 보험설계사들을 통해 교육하도록 하고 고령자 맞춤 UI를 접목 시킨 앱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층이 앱을 사용해도 어려움이 없게 만들어서 시대를 적응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령자의 경우 젊은이보다 직관이나 어림짐작에 더 의존하며 선택사항이 너무 많으면 제대로 선택하지 못하는 선택과부하 현상도 심화되기에 직관적으로 이해 가능한 디자인이 필수적이며 지나치게 많은 선택사항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직관적으로 설계된 UI는 실수발생 여지를 줄이겠지만 혹시 사용자가 실수를 하더라도 쉽게 올바른 궤도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처음부터 모든 단계를 다시 밟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해야 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에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공평한 사용, 사용상 유연성,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 인지 가능한 정보가 요구된다”며 “오류에 대한 포용, 적은 물리적 노력, 접근과 사용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원칙으로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을 참고할 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운영되는 고령자 디지털교육 홍보가 중요하며 대면교육 후 반복학습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간단한 사용설명서나 온라인 교육 제공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