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한국 철수설이 나돌던 한국씨티은행이 결국 한국에서 소비자금융사업을 접는다. 씨티그룹이 옛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씨티은행으로 공식 출범시킨지 17년 만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씨티그룹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한국을 포함한 호주, 중국, 대만 등 13개국에서 소매금융에 대한 출구전략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씨티그룹은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특정 국가에서의 실적이나 역량의 문제가 아닌 수익 개선이 가능한 사업 부문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 부문은 유지하고 소매금융 사업을 접는 사업재편을 단행한다. 사업재편 방안 확정시까지 한국씨티은행은 기존과 동일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결정은 초저금리 기조와 금융 규제 환경에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전년(2794억원)보다 32.8% 줄었다. 특히 개인·소매금융 부문 순이익은 2018년 721억원에서 2019년 365억원, 2020년 148억원으로 매년 큰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은 2014년, 2017년에 이어 올해 초 제인 프레이저 신임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조조정을 염두해 두고 있다는 소식이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소매금융 철수가 기정 사실화 되면서 우려되는 문제는 고용 안정, 소비자불편 등이다. 수익의 약 절반을 책임지는 소매금융 영업이 중단되면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은 향후 진행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수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씨티그룹은 지난 1967년 국내지점 영업을 시작으로 2004년 옛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총자산은 69조5000억원, 총여신 24조3000억원이며 3500명의 임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이중 소매금융 인력이 939명, 총 점포 43개 중 소매금융 점포는 36개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