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부진 따른 기저효과 … ROE·ROA 비중은 상승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보험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적 부진에 시달릴 거라는 우려와 달리 병원에 안 간 고객들이 많아서 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올해도 진행 중이라서 외려 올해부터는 영업부진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코로나 없던 때보다 14% 더 돈 벌어 … 영업보다 손실 줄이는 게 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보험사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6조 806억원으로 지난 2019년보다 7428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19로 인해 손실이 확대될 거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손익이 오른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보험업종 별 당기순이익이 오른 것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2020년 생명보험사가 3조 4544억원을 벌어 지난 2019년에 비해 10.9%인 3404억원이 증가했다.
저금리 여파로 지난 2019년에 비해 투자영업이익이 1조 1818억원이 감소했지만 최저 사망보험금, 연금액을 보증하기 위한 보증준비금전입액이 주가 상승 여파로 올라 1조 3522억원이 줄고 저축성보험 판매 증가로 보험영업손익이 2조 176억원이 개선되면서 순이익이 증가했다.
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은 2조 6262억원으로 지난 2019년보다 18.1% 상승한 4024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자동차보험 및 장기보험 손해율이 각각 7.2%, 0.6%나 하락하면서 보험영업손익이 1조 6558억원이나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손해보험사의 경우 생명보험사와 마찬가지로 투자영업이익이 8877억원이 감소했고 영업외이익도 지난 2019년에 비해 1250억원이 증가하는 등 손실 부분이 컸지만 이를 상쇄한 것이 손해액을 최대한 줄인 것이 모든 부진을 상쇄하도록 한 것은 시사 하는바가 크다 할 수 있다.
특히 생명·손해보험 영업실적을 볼 수 있는 보험 수입보험료를 살펴보면 지난 2020년 두 업종 총 수입보험료 규모는 221조 9044억원으로 지난 2019년 212조 8502억원에 비해 4.3%인 9조 542억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0년 생명보험사는 119조 5872억원을 거둬들여 지난 2019년에 비해 2조 3248억원이 증가했고 이는 저축성보험이 3조 1050억원, 보장성보험 1조 7689억원이 증가했고 반대로 변액보험 4632억원, 퇴직연금 2조 859억원이 줄어든 결과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지난 2020년 102조 3172억원을 거둬들여 지난 2019년 비해 무려 6조 7294억원인 7%가 증가했으며 장기보험 2조 8246억원, 자동차보험 2조 4521억원, 일반보험 8188억원 등으로 전 상품 모두 원수보험료가 증가했다.
사실상 손해보험사들의 영업이 좀 더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보험업계 원수보험료 수입이 견인됐다고 볼 수 있다.
◇ 대체적으로 지난해 부진 따른 기저효과 … 반짝 상승 낙담할 상황 아냐
이 같은 변화는 보험업계 맏형 노릇을 해왔던 생명보험사가 손해보험사로 넘겨주고 있다는 소리가 점차 현실로 다가온 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생명·손해보험사 총자산이익률 ROA와 자기자본이익률인 ROE 살펴보면 생명보험사의 ROA는 0.36%로 지난 2019년에 비해 0.01%가 올랐지만 손해보험사는 0.79%로 0.07%나 올라 두 보험업계 평균 0.48로 지난 2019년보다 0.03%가 올랐다.
또 자기자본이익률은 생명보험사가 지난 2020년 3.76%로 지난 2019년보다 0.11% 감소했지만 손해보험사의 경우 5.87%로 지난 2019년에 비해 0.39%나 상승해 ROA 및 ROE 평균을 손해보험사가 이끄는 극명한 대비를 보여줬다.
재무상태를 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보험업계 총 자산은 1321조 10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말 대비 82조 2000억원이 올랐고 자기자본은 143조 1000억원으로 이익잉여금 및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 증가 등으로 지난 2019년 말 보다 13조 1000억인 10.1%가 상승했다.
이를 두고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증준비금전입액 감소와 일시적 손해율 하락으로 지난 2019년에 실적 부진과 비교해 상승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3년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금리 및 주가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보험사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상시 분석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보험영업손익 면에서 대면 영업 축소 및 제한, 소비여력 감소 등 성장성 둔화 우려가 큰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손해율 하락국면도 개선되면 손해율도 반등 가능성이 상존해 리스크가 여전하다”며 “자칫 수익성을 우려해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 투자가 홖대 돼 부실자산 증가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해 투자 심사 및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