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 투자 뿐 아니라 사회책임경영도 높은 점수 … 지배구조 유의해야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보험업계가 장기저금리 기조 속 마땅한 대체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안정적 수익성에 회의감이 커졌지만 대체투자처로 급부상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면서 ESG 등급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계적 트렌드로 ESG경영이 떠오르고 있지만 종합등급을 올리기 위해선 지배구조에 대해 새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와 유의가 필요해 보인다.
◇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 투자한 생명보험사 … 등급도 증권사보다 높아

출처 - 유안타증권,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업권 내 ESG종합등급 평균을 낼 때 보험사들은 B+를 받아 B를 받은 증권사보다 높고 A를 받은 은행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수치는 최고 A+에서 D까지 매겨지며 학점처럼 점수가 매겨지는 구조다.
여기서 보험사들 중 A이상 받은 회사는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3곳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전 분야에서 B+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은행은 조사대상이 된 8개사 중 2곳을 제외하곤 종합등급을 A이상을 받았고 증권사는 고작 1곳에 그치는 차이를 보였다.
이번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보험업계가 타 금융업권보다 발 빠르게 ESG경영에 나서면서 등급 향상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보험산업의 ESG경영선포식은 금융권 내 처음 업계 단위 진행한 ESG관련행사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참석해 지원한다고 밝혔었다.
그리고 지난 2일 금융위는 약속대로 보험사들이 ESG경영 중 그린뉴딜에 투자하면 RBC산출 시 적용되는 위험계수를 하향하고 경영실태평가에서 ESG경영과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반영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보험사 움직임을 두고 친환경에 드라이브를 거는 정부와 세계적 흐름에 맞춰서 움직였다고 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보험사의 절박한 수익창출에 대한 고심 흔적이 역력하다.
현재 국내 금리는 사상 초유의 저금리 사태로 놓이면서 보험사 주 수익 창구였던 회사채나 국고채 등 수익성이 악화일로에 놓여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고는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넘친다. 즉 안정적인 투자처를 빨리 발굴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침 사회에 공헌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수익구조상 더 높은 수익이 낼 수 있는 대체투자처로 신재생에너지가 전면 부각되면서 전통적인 투자처인 석탄발전투자에 관심을 끄는 편이 낫다는 것으로 귀결이 나기 시작했다.
이미 해외 생명보험사들은 신재생에어니 관련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시행 및 운영에 관련 된 위험 보장 상품을 팔거나 기타 관리 및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은 아직 그 단계까지 진입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석탄화력발전 투자를 멈춘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본데 이어 문재인 행정부의 그린뉴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 대체에너지 투자 뿐 아니라 사회책임경영도 높은 점수 … 지배구조 유의해야
환경경영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보험사들로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이 있다.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신재생에너지투자나 공공성을 지닌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와 같은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이 수년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목할 점은 투자를 했다는 것 뿐 아니라 투자비중이다. 대표적으로 삼성생명은 지난 2019년 신규투자액 중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비중이 29.1%, DB손해보험은 18%에 불과했다. 사실상 사회책임투자자산 대부분을 SOC에 투하한 탓이다.
반면 삼성화재는 사회책임투자약정액 중 신재생에너지 관련 비중이 지난 2017년 75%, 2018년 79%, 2019년 80%로 규모와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4개 회사 중 삼성화재가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ESG경영 중 환경도 중요하지만 종합등급엔 사회책임경영과 더불어 지배구조도 반영된다는 것이다. 사회책임경영은 임직원 복리후생과 교육, 사회공헌활동을 평가한다. 이 분야에선 대상 보험사 8사 중 5개사가 A이상 등급을 받았다.
그렇지만 지배구조 부분에선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높은 점수를 받긴 했어도 회사별로 실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다. 즉 8개사가 비슷비슷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의 종합등급 평균을 깎은 곳도 지배구조라는 점을 명심하자면 유념할 필요가 있다.
주로 평가방식은 이사회 구성이나 구성원 선출방식, 내부감사조직 설치 등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한 노력이 반영 된다. B등급 이상 받은 회사들은 이 방식을 모두 취하고 있다. 이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삼성생명은 B+등급 삼성화재는 A등급을 받았지만 이사회 구성방식은 유사하다.
두 회사 모두 ▲이사회 독립성을 위해 대표이사가 아닌 사외이사가 이사회의장을 맡고 있고 ▲이사들의 재임기간이 6년을 초과하지 않고 ▲이사회 산하에 두고 있는 위원회의 개수와 종류도 동일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즉 은행 시도하고 있는 노동 사외이사 및 여성 사외이사들을 선출한다던가 하는 노력을 해 다양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ESG경영에 대해서 걸음마 단계라서 왈가왈부할 정도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시스템 변화에 따라 경영 방식도 변화하는 것”이라며 “세계 흐름에도 맞고 수익성도 좋은 경영방식으로 오는 2023년 시행을 앞둔 IFRS17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