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도 130%대 유지 … 적자만 3조원 육박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지난 2월 손해보험사들은 최대 20% 안팎의 인상률로 실손 보험을 올리고 동시에 갱신 주기까지 한꺼번에 겹치면서 많게는 최대 400%까지 실손 보험료가 올라 실손보험 쇼크라는 말까지 나왔다.
다만 이 사태가 터진 배경엔 코로나19 여파로 병원 이용량이 크게 줄었음에도 실손 의료보험으로 인한 적자가 최대 3조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경우에 따라 최대 300% 인상 … 원인은 코로나19여파에도 줄여지지 않은 손해율
1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2020년 손해보험사 전체의 실손 의료보험으로 발생한 발생손해액은 10조 1017억원 위험보험료가 7조 7409억원으로 손해보험사의 순손실액이 2조 360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손해액이란 보험사들이 보험금으로 지출한 돈이며 위험보험료는 보험 가입자에게 받은 전체 보험료 중에서 인건비 등 사업운영비를 떼고 순수하게 보험금 지급에만 쓸 수 있는 자금이다.
손해보험사의 순손실액은 발생손해액에서 위험보험료를 뺀 금액으로 지난 2019년 2조 4317억원과 비교해 709억원이 감소한 2조 3608억원을 보여줬다. 손해보험사보다 판매비율이 적은 생명보험사의 손실액까지 더하면 전체 손실액은 최대 3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병원 입원이 줄어든 상황임에도 사실상 위험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 비율은 130.5%로 지난 2019년 134.6%보다 4.1%자 줄어든 수준에 그쳐 2년 연속으로 130%를 넘겼다. 100%를 넘으면 가입자가 낸 돈보다 보험금으로 타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이기에 적자다.
다만 보험을 운영하면서 나가는 사업운영비까지 포함 된 비율이기에 사업운영비를 빼면 전체 보험료 기준으로 한 위험손해율보다 통상 21∼22% 낮기에 사실상 109% 수준으로 볼 수 있지만 적자인 것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지난 2017년부터 최근 4년간 실손 의료보험에서 발생한 누적 손실액은 총 7조 3462억원으로 결국 보험업계도 이번에 대대적인 보험료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 매년 잡히지 않는 과잉진료 … 의사단체 "보험사 설계 잘못해 지출 보험금 높아졌다" 외쳐
이처럼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리면서 국민들은 실손 의료보험료 쇼크라고 부르면서 분통을 터드리고 있다. 실제 나이가 많을수록 갱신주기가 길수록 실손 의료보험 가입자 중심으로 연쇄 보험료가 인상이 되면서 많게는 400%까지 실손 의료보험료가 치솟게 됐다.
지금에 이르러서야 국민들 사이에선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등 자성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엔 뚫어야할 난관이 많다. 손해율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 된 과잉진료는 의사들의 권한인 탓에 보험사가 요구를 한다고 쉽게 바로잡는 건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백내장 수술의 경우 지급된 보험금만 4001억원으로 지난 2017년881억원에 비해 약 365.4%나 증가했고 같은 기간 피부질환 보험금은1287억원으로 127% 많이 지급됐다.
특히 실손 의료보험금 지급액 중 41.2%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근골격계질환으로 인한 도수치료는 지난 2017년에 비해 50.5% 증가했다.
보다 못한 보험사들은 급기야 의료기관에 진료비 산정이 부당하고 과다하게 지급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적정진료를 요구하는 이행협약서를 의료기관에 전달하고 있다. 이에 의사협회는 설계를 잘못해 발생한 피해를 의사한테 전가한다며 진료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월 말 통보 된 실손 의료보험료 인상률이 적용되는 시점은 오는 4월부터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 관계자는 “백내장, 도수치료 등 비급여 보험금 증가로 실손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누구도 책임지려 하는 이들이 없다”며 “결국 보험사들 사이에선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해야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올해는 백신접종자가 늘면서 코로나19도 잠잠해질 것으로 보여 작년보다도 높아진 손해율 예상되고 있다”며 “여전한 의료쇼핑과 금융당국과 보건부 간의 비급여 관리 협상이 올해도 지지부진하다면 앞으로 보험료 부담은 더 가중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