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신세계 주식 맞교환 앞서 16일 전략제휴 협약식

[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네이버와 이마트간 온·오프라인 유통 동맹을 더욱 강화한다. 네이버와 이마트의 지분 맞교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신세계(신세계백화점)의 주식도 맞교환에 투입한다. 네이버와 이마트간에 시작된 동맹을 신세계가 그룹차원에서 더욱 확고히 뒷받침한 것이다.
네이버와 이마트는 16일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가졌다. 신세계측에선 정용진 부회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와 한성숙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3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에 관한 양사간 협약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네이버-신세계-CJ의 삼각 동맹이 맺어지게 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성사시킨 바 있다. 당시 CJ그룹은 대한통운과 ENM 지분을 네이버에 넘겼다. 네이버는 약점으로 꼽히는 물류망을 보완하고, CJ그룹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구도다.
네이버와 이마트가 지분 교환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쿠팡 충격으로 인해 양사가 우선 피를 섞는데에 합의부터 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는 양사 경영진이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양사에 따르면 네이버와 교환하게 되는 신세계그룹 측 주식 중 20~25%가량이 ㈜신세계의 주식에서 제공된다. 신세계그룹은 ‘남매간 분리경영’ 방침에 따라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부문에는 대형마트와 SSG닷컴, 신세계푸드와 신세계건설이, 정 총괄사장의 백화점 부문에는 ㈜신세계를 축으로 백화점, 면세점과 화장품ㆍ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속해있다.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까지 네이버와의 주식 맞교환에 참여함에 따라 ‘네이버와 신세계’ 간 동맹은 상품 경쟁력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마트가 오프라인 강자라고는 하나, 명품이나 패션, 화장품 등의 제품군에 있어선 백화점 부문의 조력이 절실하다. 당초 그룹 차원에서 네이버-이마트 간 동맹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사실상 백화점 부문 전체가 지분 맞교환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동맹 범위가 더욱 확대됐다.
백화점 부문이 지분 맞교환에 참여하기는 하지만 네이버와의 주도적인 소통은 이마트가 주도한다. 네이버와 신세계간 첫 접촉도 그룹 전략실이 아닌 이마트 전략기획본부를 통해 이뤄졌다. 양측간 실무 조율 역시 이마트 전략기획본부의 임원급 인사가 주도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주 중으로 예정된 주식 맞교환 행사에도 강희석(52) 이마트 대표가, 네이버에서는 한성숙(53)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네이버 본사를 직접 방문해 양사 간 협력 방안을 직접 구상했지만 이번 협약식에는 참석하지 않는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두 ‘오너’간의 만남 당시 주식 맞교환 등 협력 방안에 대한 대략적인 논의가 이미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한편,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이 손을 잡게 됨에 따라 최근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강자인 롯데쇼핑 등과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10월 물류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주식 교환을 통해 손을 잡은 바 있다. 자체 물류망과 자금력을 무기로 시장을 넓혀온 쿠팡에 맞서 ‘신세계-네이버-CJ대한통운’의 삼각 연대가 완성되는 셈이다.
권경희 기자 editor@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