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에 KB금융 '웃고' 신한금융 '울고'
사모펀드 사태에 KB금융 '웃고' 신한금융 '울고'
  • 정성화 기자
  • 승인 2021.02.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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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4552억원 ... 406억원 차로 신한금융 제치고 리딩금융 등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위)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아래)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위)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아래)

[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지난해 KB금융그룹이 신한금융그룹과이 리딩금융 경쟁에서 결국 승리했다. 다만 양사의 순이익 차이가 500억원 이내로 근소해 승부는 사모펀드 사태가 갈랐다는 분석이다.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를 빗겨간 KB금융은 웃었고 여파를 정통으로 맞은 신한금융은 울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4552억원, 3조4146억원을 거두면서 KB금융이 406억원 더 많은 순이익을 냈다. 이로써 KB금융은 2017년 1위를 차지한 후,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으로 신한금융에 내줘야했던 리딩금융 자리를 재탈환하게 됐다.

양사의 실적은 4분기에서 갈렸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신한금융이 2조9502억원으로 KB금융(2조8779억원)보다 723억원 앞서있었다. 그러나 KB금융이 4분기에 5773억원의 순이익을 낸 반면, 신한금융은 4644억원에 그치면서 4분기에 결국 추월을 허용했다.

지난해 양사 간의 리딩금융 승부는 사모펀드 사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라임펀드 판매 규모가 컸던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발생한 손실의 영향을 받았다. 신한은행은 라임CI펀드 등으로 692억원, 신한금융투자는 라임TRS 관련 손실로 1287억원 등을 반영했고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해외투자자산 평가손실 696억원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신한금융 실적에는 금융투자 관련 손실 총 2675억원이 반영됐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동학개미운동 등의 영향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사모펀드 사태 관련 충당금 전입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오히려 실적이 악화됐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순이익(1548억원)이 전년 대비 29.9% 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손실 폭이 적었던 KB증권은 지난해 대비 65% 증가한 425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라임펀드 사태가 신한금융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효과도 톡톡히 봤다. 지난해 9월 KB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은 4개월 동안 순이익 557억원이 거뒀다. 두 금융그룹의 순익 격차가 4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푸르덴셜생명이 거둔 당기순이익이 양사의 승부를 가른 핵심 요인으로 볼 수도 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 간 경쟁에서도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섰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해 각각 2조2982억원, 2조7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2019년과 비교해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은 5.8% 줄은 반면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10.8% 줄었다.

다만 코로나19, 사모펀드 사태 등 일회성 요인에 따른 비용 인식이라는 점과 신한금융의 비은행부문 핵심 계열사들 호실적을 내면서 급성장한 것은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비은행 핵심 계열사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순이익 606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9.2% 성장했다. 신한카드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카드업계 업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금융, 카드론 등 수익다변화에 성공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KB국민카드가 지난해 순이익 3247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보다 2.6% 성장한 것에 비해 신한카드의 성장세가 더 컸던 것이다.

양사의 보험 계열사들의 경쟁에서도 신한금융이 앞섰다. 신한생명 1778억원, 오렌지라이프 2793억원 등 신한금융의 보험 자회사의 순이익 단순 합산액은 4571억원으로 2019년 보다 15.6% 늘었다. 반면 KB금융은 지난해 9월 합류한 푸르덴셜생명을 빼면 보험 계열사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 KB손해보험 당기순이익은 1639억 원으로 30% 줄었고 KB생명보험은 지난해 232억 원 당기순손실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두 금융지주의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비록 신한금융이 지난해 KB금융에게 역전을 허용했지만 일회성 요인에 따른 비용인식이 많았던 만큼 디지털 전환, 해외진출 등으로 그룹의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먼저 확보하는 쪽이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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