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가격 11%대 상승률 한파 및 AI 확산 여파
전·월세도 상승 기조 … 각각 1%, 0.4% 상승

[금융경제신문=최원석 기자] 3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8%, 0.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0%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저물가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밥상물가나 집세 등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 상승폭은 0.4%로 2019년 2월(1.1%) 이후 1년 11개월째 0%대 이하에서 머무르고 있고,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도 0.9% 상승에 그쳐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과 비교했을 때 전기·수도·가스는 하락했으나, 서비스·농축수산물·공업제품이 상승해 전체 0.8% 상승했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전기·수도·가스, 공업제품이 하락했으나 농축수산물, 서비스가 상승하여 전체 0.6% 상승했다.
채소나 과일 등의 농산물 가격은 한파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농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11.2% 올랐다. 특히 농산물 중 파(76.9%), 양파(60.3%), 사과(45.5%), 고춧가루(34.4%) 등이 큰폭으로 상승했다.
축산물 가격도 11.5%로 크게 상승했다. 이 상승폭은 2014년 6월 이후 최대 상승치인데, 이 상승치는 국내 AI 확산 여파로 큰 상승폭을 보인 것이다. 특히 AI 확산으로 공급에 영향을 미쳐 달걀은 15.2% 상승했고 닭고기도 7.5% 상승했다. 또 코로나19 거리두기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며 돼지고기와 국산쇠고기도 각각 18%, 10%가 오르기도 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로 가공식품도 물가가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1.6% 올랐다. 뿐만 아니라 이 여파는 ‘외식 물가’ 등의 서비스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외식물가는 1.1%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다보니 외식 가격은 덩달아 따라오른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대상승폭을 기록한 수치다.
외식물가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 가운데 ‘집세’는 지난해보다 0.7% 올랐다. 전세는 1%, 월세가 0.4%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 봤을 때 전세는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째 상승 중이고, 월세는 지난해 8월부터 6개월째 오르고 있다.
공공서비스는 무상교육 확대 등으로 지난해보다 2.1% 하락했다. 개인서비스는 연초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1.5% 올랐다.
반면 석유류는 저유가 영향에 전년 대비 8.6% 하락했다. 전기·수도·가스도 전기요금이 줄어 지난해보다 5%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전기료는 연료비 연동체계로 전환한 뒤 유가 하락 추세가 반영돼 2.1% 내렸다.
정부는 이달 물가상승폭도 마찬가지로 지난달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같은 수치로 볼 때 서민 부담은 더욱 가중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낮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전개양상, 국제유가 흐름, 기상여건 등 농축산물 수급 상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서민 물가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주요 성수품을 중심으로 공급량 확대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원석 기자 cos0214@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