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보험사 제판분리 … 독일까 득일까?
늘어나는 보험사 제판분리 … 독일까 득일까?
  • 장인성 기자
  • 승인 2021.01.08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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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 영업조직 운영 효율성 따라 수준 결정 … 빅테크 기업 진출 시 경쟁력 약화될 수도
보험상품과 채널 간 시너지 창출 주요 … GA사 경쟁 치열 불완전판매 등 후속조치 중요
사진설명 - 제판분리를 고려하는 보험사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 현상을 두고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의견이 분분해지고 있다. 분명 경쟁력이 격화되면서 판매자 조직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겠지만 그럴수록 빅테크 진입이 가파라지면서 기존 전속조직력 약화는 예고되고 있어서다. 다만 채널이 늘어나는만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하는 규제가 따라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설명 - 제판분리를 고려하는 보험사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 현상을 두고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의견이 분분해지고 있다. 분명 경쟁력이 격화되면서 판매자 조직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겠지만 그럴수록 빅테크 진입이 가파라지면서 기존 전속조직력 약화는 예고되고 있어서다. 다만 채널이 늘어나는만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해야하는 규제가 따라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올해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 및 1200%룰, 고용보험 적용 등 보험업계가 맞이할 제도적 변화를 선제적인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일부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제판분리가 본격화되는 양상이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 현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부터 부정적인 반응까지 다양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에 성공적인 제도 안착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을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제도적 변화로 개편은 예고 된 수순 … 각 사 영업조직 운영 효율성 따라 수준 결정

8일 보험연구원은 보험업 제판분리 논의 배경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보험업의 제판분리 현상을 평가하며 금융감독당국도 이 현상에 대해서 알맞은 제도적 장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해 연말 미래에셋생명과 한화생명은 돌연 전속영업조직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보험사의 보험영업 환경변화와 보험모집 관련 제도 변화가 원인이다. 특히 시장의 주도권이 공급자 중심보단 소비자 중심으로 변하면서 더더욱 판매자 전문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고능률 설계사 중심으로 보험사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고 저능률 설계사들은 도태되는 모습이 이어졌다. 문제는 그러면서도 신규 설계사 유입이 중요한데 GA시장이 커지면서 신규 설계사 유입은 줄고 기존 설계사 유출도 가속화 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 전속설계사 조직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기존 설계사에 대한 운영비용이 높아지면서 비효율적인 구조로 고착화 됐다. 결국 초년도 모집수수료 1200%제한이라는 제도적 변화에 고용보험 의무가입까지 더해지면서 영업조직 개편은 예고 된 수순이었다.

그렇지만 막상 제판분리가 시작되면서 예기치 않았던 부작용도 같이 따라오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것은 제판분리가 정말 득이 될 것인지 아니면 독인지 하나마나한 변화에서 그칠 것인지 하는 문제 말이다.

◇ 보험상품 GA 눈에 들어야 팔려 … 비용증가·책임회피·빅테크 시장 진입 가속 후폭풍 거세

보험업의 제판분리는 각 사의 영업조직 운영효율성에 따라 그 수준이 결정되지만 제판분리라고 하면 기존 보험사는 오로지 상품경쟁을 통해 타사보다 GA에 팔릴만한 상품을 내놔야 한다.

결국 보험상품 제조시장 경쟁은 현재와 비교도 안될 만큼 심화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GA사가 원하면 맞춤 상품을 내놔야 하고 이 과정에 역량 없는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과도한 수수료 지급을 통해 판매를 구걸해야 되는 촌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

비록 초년도 모집수수료가 제한돼 힘들겠지만 유지율만 높다면 13회 차부터는 고수수료가 지급되므로 높은 상품경쟁력을 갖췄다는 것과 별개로 대형 보험사와 눈치싸움이 심화되면서 중·소형사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특히 보험업계로 진출을 본격화 한 빅테크 기업은 이 빈틈을 파고들어 저렴한 수수료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기존 자회사형 GA도 법인보험대리점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으나 중·소형사들에겐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또 판매자 책임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대면 설계사 조직은 약화되는 반면 빅테크 기업들은 보험상품 구입을 최종 결정하는 소비자 역할이 크다는 점에서 분별적 높은 소비자들이 출연할 수밖에 없어 판매 책임자에 대한 처벌 부분이 느슨하게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빅테크 기업 진출이 가속화 될수록 이들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책임자 소재 강화에 대해 더욱 신경 쓰면서 오히려 높은 신뢰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제판분리를 통해 설립되는 자회사형 GA 조직도 여러 형태로 설립 될 수밖에 없다. 자사 핵심역량이 어떤지 영업조직 운영성과 평가 및 영업조직 운영형태별 장·단점에 기초한 것이다.

주로 대형사들은 판매자회사를 설립해 자사 보험상품을 주도적으로 팔기를 요구할 것이다. 문제는 이미 숱한 자회사형 GA들이 위와 같은 방식을 통해 실패를 경험했다. 즉 획기적으로 GA수입을 올린다고 생각하고 타사 상품을 섞어 판다면 성공 가능성이 클 수 있다.

이밖에 단순히 모집조직을 분사하거나 모집기능 완전분리에 대한 선택을 하며 변화를 지켜볼 수 있다. 해외의 경우 조직 운영효율성에 기초해 판매자회사를 설립하거나 독립채널을 인수하고 전속조직을 고능률화 시키는 등 다양한 대응전략을 실행해 버텼다.

결국 경쟁이 심화될수록 자사 핵심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업무기능은 분화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분화되고 빅테크 기업이 진출할수록 기존 전속영업조직의 영업경쟁력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 제판분리로 성과 키우려면 상품 서비스 경쟁 강화 … 당국 맞춤 규제 필요

이미 제판분리를 시작한 곳도 있는 만큼 남은 과제는 경영성과 극대화다.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 둘 다 4월로 잡은 상황인데 추가 비용 분석에 기초한 영업조직 운영전략을 시급하게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제조와 판매기능 분화가 가속화될 경우 상품 및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진다. 이에 대비해 알맞은 무엇보다 전략이 요구 된다. 상품을 잘만드는 것만큼 파는 것도 중요하기에 소비자들에게 상품특성을 명확히 전달하는 판매자 교육을 강화하거나 별도 자격요건이 필요하다.

끝으로 감독당국은 제판분리 확산에 대비하여 판매자 책임문제와 상품판매회사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 등에 대한 정책적 검토가 요구된다. 규제가 늘어나 해제를 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책임자 채널이 다양화 되면서 소재 문제가 격화 될 양상이 커지고 있다.

이에 김규동 보험연구원 실장은 ”제판분리 확산 시 GA시장 경쟁 심화가 예상되므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책임능력 확보와 실효성 있는 제재조치가 요구된다“며 ”특히 보험상품 제조자와 판매자 간 이해상충문제를 대비해 소비자 보호를 위한 불완전판매 책임문제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품비교 설명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부적합한 상품 권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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