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살자” 사후처방 대신 사전예방으로 변화 … 플랫폼기업 모두 시장 눈독

[금융경제=장인성 기자] 단순히 보험가입자들의 건강관리에서 머물렀던 헬스케어 사업이 이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아직도 의료계 반발로 비 의료 부분만 서비스하고 있으나 본격적으로 그럼에도 150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보다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 서비스 출시 잇따르는 보험사들 … 고객 유지 넘어 신규 사업으로 업계 활력↑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헬스케어 서비스로 내놓은 보험사들만 8곳이 넘고 아예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곳도 금융위원회가 규제 해제하자마자 내놓는 등 기민하게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차별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헬스케어 서비스는 의료계 반발을 넘지 못해 보험가입자들 건강관리나 식단관리에 초점을 맞춰 상품 판매 보조수단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금융위원회가 계약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대표적인 곳은 신한생명이다. 지난 24일 업계 처음으로 일반인 대상 하우핏을 선보이며 AI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내놨다. 특정 기계를 따로 소유해야만 동작이 인식되는 것이 아닌 스마트폰만 있어도 사용자의 움직임을 AI가 캐치해 조언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아직 신한생명만큼은 아니지만 타 보험사보다 건강관리 서비스를 구체화 해낸 한화생명 건강관리 서비스 앱인 HELLO(헬로)는 사용자가 공인인증서로 본인인증 시 과거 10년 치 건강검진 정보를 보여주고 음식을 찍으면 칼로리와 영양소까지 나온다.
지난 8월 교보생명은 건강관리 전용 앱인 Kare를 통해 간편 보험금 청구를 하거나 코로나19 블루 극복 멘탈케어 서비스까지 내놓으며 헬스케어를 단순히 신체적인 수준을 넘어 정신적인 케어까지 가능하도록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또 지난 11월부터 AIA생명은 바이탈리티라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월 구독료 5500원만 내면 전문적인 건강관리 서비스 외 통신, 교통, 영화, 보험료 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종합서비스를 내놔 차별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걸으면 걸을수록 포인트를 제공하는 애니핏을 통해 매일 목표로 한 걸음 수를 충족하면 포인트를 제공한다. 해당 포인트는 삼성화재 애니포인트몰에서 물품과 서비스 구입할 수 있고 아예 일정 걸음 이상 걸으면 보험료까지 할인해준다. 최근엔 골다공증 케어, 건강위험 분석, 건강검진 예약, 마음건강 체크 등 4가지 서비스도 추가됐다.
이밖에 오렌지라이프는 헬스톡을 통해 현재 복용중인 영양제와 계절별 건강 요인을 분석하는 영양소 맞춤가이드를 선보였고 메트라이프생명은 건강관리 앱인 360Health를 통해 식사 전 음식 사진을 찍어 오늘 식단이 알맞은지 평가하기도 한다.
◇ “건강하게 오래살자” 사후처방 대신 사전예방으로 변화 … 돈 주고 서비스는 글쎄
보험업계가 이처럼 적극적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던 것은 이미 해외 헬스케어 성공 사례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와서다.
지난 2018년 원격의료 서비스를 내놓은 중국 평안보험이 소위 대박을 쳤고 푸르덴셜생명(아시아)도 상대적 의료접근성이 낮은 동남아로 진출해 원격의료를 통해 헬스케어 기업으로 전환 성공한 사례다.
해외에선 원격의료 말고도 다양한 건강증진형 상품들이 제한없이 나오고 있다. AXA홍콩은 신체, 정신, 만성질환 관리를 하고 매일 1만보씩 n일 걸을 경우 5·10·20%씩 보험료가 할인되며. UnitedHealthcare의 Motion은 기업고객을 대상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 고용주가 아닌 직원들이 적립금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애플과 협업해 애플워치를 통해 건강증진 헬스케어를 하는 Aetna는 이용자가 선호하는 운동 및 활동을 찾고 목표를 제공한다. 단순 걷기에서 국한 된 한국과 달리 아니라 일주일치 소비 칼로리를 제시하며 보상을 제공하기도 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만 60여개나 달한다.

여론도 아픈 다음 치료받는 것보단 건강할 때 잘 관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2030세대들은 뷰티나 다이어트 차원에서 접근했고 40대 이상부터는 적극적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실제 보험연구원에서 보험사 제공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해서 무료로 제공하면 받겠다는 것은 지난 2017년 평균 53%에 머물던 참여율 수치가 2019년엔 평균 82%로 올라섰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무료로 사용하면 받겠다는 것으로 이를 토대로 건강증진형 상품 가입을 하겠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고 아예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개인정보 제공조차도 반대한다는 비율이 평균 48%에 육박했다.
반대 이유는 보험사에 대한 불신에서 초래한 것으로 앞으로 데이터 확보에 더욱 적극 나설 미끼로 삼았던 헬스케어 상품으로 그칠 것인지 사업으로 나갈 것인지는 보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개선될 필요도 있어 보인다.
◇ 플랫폼기업 및 스타트업 모두 시장 눈독 … 보험사 모두 진출 돈 낭비 차별화 필요
주목해야 할 점은 국내 금융사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통신사, 플랫폼 기업 등 사실상 헬스케어 산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 보험사 경쟁자가 같은 보험사가 아니라 전 산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특히 의료계 반발로 아직 헬스케어 산업이 비의료부분에 국한 된 면이 강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굿닥, 똑닥, 닥터Now 등 헬스테크 스타트업 중심으로 비대면 의료 진료 및 약 배달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즉 지속적 보완을 통해 하나씩 개방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스타트업은 앞서 보험사와 비슷한 피트니스 및 코칭을 통해 개인 맞춤형 1:1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유료 및 프리미엄 서비스로 이익을 확대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공공기관이나 보건소들은 만성질환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인지 굳이 건강증진이라는 이름으로 스타트업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 모든 보험사가 신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맞는지에 의구심을 내비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유료화 서비스 되면 기존 가입자도 외면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단순 비용 증가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시니어 케어에 초점을 맞추고 차별화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있다면 바로 금융업계 최초 요양병원 사업을 시작한 KB손해보험이다.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요양병원)을 설립하고 통해 실버 케어를 맡고 있다.
이를 KB손해보험이 만성질환자를 관리하고 핀테크와 제휴해 보험료 할인도 한다. 궁극적으로 시니어 헬스케어으로 사업을 보다 확장하는 중이다. 기존 전 세대 걸쳐 건강관리를 돕는다는 목표보다 보다 구체적인 목표인 셈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는 미래 보험산업을 이끌 핵심 동력으로 150조원이 넘는 시장”이라며 “단순 서비스 제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고객 건강 데이터를 분석하며 마이데이터와 연계해 완전히 개인화 된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설계 시장에서 GA사와 경쟁이 심화 될 것인데 차별화 전략으로 헬스케어 서비스가 탑재 된 보험사들은 경쟁력을 하나 더 가지는 것”이라며 “GA사들 대응에 따라 다르겠으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이 분명해지는 만큼 보험사가 전략적으로 무조건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