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판분리·1200% 룰 등 사업비 개선 가시화 … 과거 자회사형 GA와 다른 형태 이익↑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올해 생명보험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제로금리라는 악화일로 속에 버텼던 한해라면 내년엔 시장금리 인상되면서 손해가 된 부분들이 개선 돼 손익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다만 금리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특성 탓에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나 아직 버블붕괴 우려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단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제판분리 및 1200% 룰 등 사업비율을 개선 요인과 미 채권금리와 국내 국고채 금리 격차에 따른 교환매매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 시장금리 인상 변액보증준비금 적립부담 완화 … 교체매매 다시 활발해져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1년 생명보험업계는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시장금리로 인해 보유이원 방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고 변액보증준비금 적립 부담이 완화 돼 손익 측면에서 큰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올해 생명보험업계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손익을 대규모 채권으로 매각해 이익을 방어했다. 이유는 미 채권금리가 떨어지고 국내 국고채 금리 오르는 한미 간 금리괴리율이 큰 탓이다. 결국 처분이익은 늘어났지만 그만큼 보유이원이 줄면서 장기적으론 이익이 감소한다.
문제는 생명보험사 주요 자산운용 비율 중 무려 59%가 채권이다. 당장 비율을 바꾸거나 할 구조는 아니다. 과거 매입해 둔 채권일수록 고금리채권이 많기에 보장성 보험을 늘리는 업계 상황을 반영해 교체매매를 통해 이익 변동성을 줄이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현재는 장기적인 상황을 따질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선 시장금리가 인상되면서 보험사가 쌓아야 할 변액보증준비금, 이차역마진 문제에서 조금 숨통이 트이는 호재로 볼 수 있다. 또 보험부채적정성평가 등 제도 관련 불확실성도 완화될 수 있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다면 변액보증준비금 환입되기까지 국고채 5년 물 금리가 가파른 우상향을 보여야 한다. 마냥 시장금리가 인상된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OCI 감소에 따라 RBC비율 하락도 동반된다는 점에서 나름 RBC비율에 여유가 있는 대형보험사 위주 호재라는 점이다.
일각에선 급격한 가계부채 위험으로 시장금리 인상이 주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유입 된 자금들에 거품이 형성 돼 있어 금리인상 시 시장 불확실성을 키워 오히려 경제성장 하방압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즉 금리인상을 통해 풀었던 자금회수라는 점이 강조된다. 이유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백신 맞은 인구가 늘어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보복성 소비가 분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집행예정일 대규모 SOC사업으로 인한 소득분배 효과가 내년 하반기 소비지수와 겹칠 경우 기준금리 인상 요구 압력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다분해지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
이에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직접적 효과를 볼만큼 큰 변화를 보기엔 금리 상승 속도가 낮아 보유이원 하락 속도도 낮아질 수 있으나 여전히 장기채 금리가 낮아 이차역마진 우려를 상쇄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소 변액보증준비금 손익분기점인 장기채 금리가 1.6%에서 1.7% 수준으로 가길 바란다”며 “비록 국고채 금리가 예상치에 못 미친다해도 작년이나 올해와 같은 대규모 준비금 부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제판분리·1200% 룰 등 사업비 개선 가시화 … 과거 자회사형 GA와 다른 형태 이익↑
내년 변경되는 규제 사항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제판분리가 생각보다 생명보험업계에 퍼진 우려를 일정부분 상쇄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려가 컸던 1200%룰이나 고용보험 문제,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굵직한 변화에 제판분리가 안성맞춤이라고 봤던 것이다. 이미 한화생명이나 미래에셋생명이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도 제판분리를 통해 버는 이익이 앞으로 시장 선점과 논란을 피할 무기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험업계 전반의 영업방향을 바꿀 일이란 점에서 보험사마다 시기를 잴 뿐이지 시장 상황이 굳혀지면 제판분리 겸 판매전문회사를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분 걸리는 점은 자회사형 GA도 과거처럼 전속조직채널 2중대 역할로 써먹느냐 마느냐다.
현재 자회사형 GA 중 신계약 모집실적이 큰 삼성생명·화재금융서비스의 경우 주로 모회사인 삼성생명·화재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회사GA의 경우 전속조직의 GA 이탈을 막는 역할에 치우쳤던 셈이다.
그러나 이번엔 수익성을 위해 타사 상품도 추천하겠다는 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대로만 추진된다면 보유계약과 판매채널 그리고 자산운용과 자회사 가치가 각각 평가받는 것이 오히려 생보사의 숨은 가치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이병건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200% 수수료 제한 도입 따라 GA채널 경쟁력 약화도 일부 존재 한다”며 “그렇지만 초회지급을 가능한 한 늘려 대응한다는 업계 입장 등을 감안하면 수수료 감소가 아닌 일부 이연되는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히려 제도 개편에 따라 모집효율이 높은 대형GA사 비중이 높아지고 상장된 GA사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기존 상장 보험사들 모집채널 가치도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