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당 가격 2000억 넘는 LNG 운반선
한국조선해양·삼성重 17척 계약 업계
“추가 수주 가능 물량 남아”
글로벌 오염 규제로수요계속 늘 듯

[FE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조선업계가 21일부터 3일간 5조원이 넘는 선박 수주를 따내는 등 연말 몰아치기 수주 소식을 전하며 훈풍을 일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3분기까지 새로운 일감 확보에 난항을 겪던 조선업계가 하반기 들어 무서운 뒷심을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 속에서도 연초 목표대비 평균 80%에 육박하는 수주 달성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말까지 추가 수주 소식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미뤄진 잠재 수요와 유럽연합(EU)의 규제에 대비한 수요 등이 겹치면서 내년 국내 조선업 수주량이 올해보다 소폭 확대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버뮤다와 파나마 소재 선사들과 총 3척의 LNG선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총계약 규모는 6122억원으로 이들 선박은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1일에도 LNG선과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4만㎥급 중형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 1만7000급 소형 PC선 등 10척을 1조1863억원에 수주했다. 이튿날인 22일에도 LNG선 3척 건조 계약건을 공시했다. 3일간 모두 16척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계약까지 올해 총 116척(100억달러)을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액(110억달러)의 91%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총 8150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21일과 22일 각각 2척씩 사흘간 LNG선 8척을 1조6300억원에 계약했다. 상반기 수주 달성률이 6%밖에 되지 않았던 삼성중공업은 누적 수주 실적을 55억달러로 늘리는 데 성공하며 올해 수주 목표(84억달러)의 65%까지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날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LNG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1조836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9척, 컨테이너선 10척, 셔틀탱커 2척, VLCC 7척, 초대형LPG운반선(VLGC) 1척, 잠수함 성능개량 3척 등 총 32척 약 53억7000만 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 연초 목표(72억1000만 달러)대비 약 74.5%를 달성했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의 수주가 잇따른 점은 고무적이다. LNG선은 선박당 가격이 2000억원이 넘는 최고가 선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추가 수주 가능성도 있다”며 “추가 수주가 나온다면 한국 조선사는 올해 수주 목표액을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신조선 시장이 올 하반기들어 점차 풀리면서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잠재 수요들이 내년부터 조금씩 드러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불어 오는 2022년부터 시행될 EU의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배출권 규제 강화로 인해 내년부터 노후선 교체 수요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특히 내년에 예상되는 글로벌 신조선 시장은 환경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라는 점에서 고품질 선박을 건조하는 국내 조선업계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운·조선업 2020년도 3분기 동향 및 2021년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내 조선업계 수주액은 225억 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조선3사 수주액 기준으로 약 8% 증가한 규모다. 당초 예상보다 연말 수주가 몰려든만큼 내년 수주 상황도 전망치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3000만CGT(표준선환산톤수)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최근 시황이 살아나고 있는 LNG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내년에도 영업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경희 기자 editor@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