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임기가 끝나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연임시키면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검증된 리더십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기로 한 것이다.
◆자회사 CEO 대거 연임 ... 오렌지라이프·신한저축은행·신한캐피탈 신규선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전날인 17일 서울 세종대로에 위치한 본사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14개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이날 신한금융의 인사 키워드는 첫째도 둘째도 ‘안정’이었다. 자경위는 임기가 끝나는 14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중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 11명을 연임시키기로 결정했다.
연임이 결정된 CEO는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이창구 신한BNPP자산운용 사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최병화 신한아이타스 사장, 이기준 신한신용정보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 사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배진수 신한AI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이다.
특히 자경위는 그룹의 핵심 자회사 CEO에게는 임기도 넉넉히 보장하기로 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등 3명은 임기가 1년이 아니라 2년이 보장된다. 신한금융은 자회사 CEO 인사에서 2년 임기 후 1년을 연임하도록 해왔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이런 관례가 깨졌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코로나19 상황과 저금리·저성장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량자산 위주 성장 전략,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확충, 고객중심 철학을 바탕으로 한 ‘같이성장 평가제도’ 도입 등을 성과를 인정받았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빅테크의 시장 진입 등 카드업계의 전반적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 사업자 지위를 한 점과 자동차 할부시장 개척 등의 공로가 높게 평가됐다.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은 금융당국과 연구기관, 민간 생보사 CEO를 모두 경험한 보험업 전문가로서 활발한 현장 소통과 강한 추진력으로 신한생명의 영업방식과 조직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 사장은 내년 7월 1일 출범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생명보험사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도 함께 맡게 됐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CEO 임기를 통상 신규선임 2년, 연임 시 1년으로 운영하는 경우 중장기 전략 추진보다 상대적으로 단기 성과에 치중하게 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임기를 1~2년으로 탄력적 운영할 경우 CEO가 리더십을 발휘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돼 자회사 CEO 중심의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임기가 늘어난 배경을 설명헀다.
반면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과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은 이번 임기를 끝으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후임으로는 이영종 오렌지라이프 부사장이 임시 대표를 맡아 내년 7월 신한생명과 통합 전까지 오렌지지라이프를 이끌 예정이다. 신한캐피탈과 신한저축은행은 현재 그룹 내 IB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운진 GIB사업그룹장과 이희수 現 신한은행 영업그룹장이 CEO로 각각 신규선임됐다.
◆ 지주사 임원 인사도 실시 ... 그룹 경영관리부문 신설,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지주 부사장 선임
신한금융은 이날 겸직 사업그룹장 후보와 지주사 경영진 인사도 함께 실시했다. 지주회사 임원 인사에선 대내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변화가 감지됐다
우선, 그룹의 기초체력 강화를 위해 ‘그룹 경영관리부문’을 신설하고 CEO급 부문장을 선임했다. 또 기존 부사장-부사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경영진 직위 체계를 부사장-상무 2단계로 축소해 부사장급 경영진이 각 부문별 책임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그룹 경영관리부문은 전략,재무 등 팀 단위로 산재되어 있던 지주회사의 경영관리 기능을 통합 효율화 했다. 특히, 그룹 및 자회사의 핵심 경영이슈에 대해 준법지원, 감사 담당 부서와 상시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금융소비자보호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립했다.
경영관리부분장(CMO)으로는 허영택 현 신한캐피탈 사장이 지주회사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아울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가속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실시했다. 신한금융은 그룹 전략·지속가능부문(CSSO)은 산하에 ESG기획팀을 신설해 그룹 전체 ESG 전략 추진에 대한 집중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CSSO역할을 수행해 온 박성현 상무가 CSSO로서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또한, 준법감시인 왕호민 상무와 감사팀장 김성주 본부장을 각각 부사장으로 격상시키고 자금세탁방지 업무와경영관리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해 금융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를 강화했다.
자회사별 빅데이터 사업 추진에 따른 비효율을 막기 위해 그룹 관점에서 빅데이터 사업을 담당할 그룹 빅데이터부문을 신설되며 최근 신한은행에 영입된 김혜주 상무가 지주-은행을 겸직하는 빅데이터부문장(CBO)를 맡는다. 김혜주 상무는 국내 1세대 빅데이터 전문가로 신한지주 설립 이후 최초로 선임되는 여성 임원이다.
한편, 겸직 사업그룹장 중에는 장동기 GMS사업그룹장이 연임 추천됐으며 신한은행 정근수 본부장과 강신태 본부장이 각각 GIB사업그룹장, 글로벌사업그룹장으로 발탁됐다.
이날 추천된 인사들의 임기는 2021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자경위에서 내정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들은 각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자격요건 및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 각 사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