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PUBG 모바일) 연내 인도 재출시가 사실상 무산됐다. 아예 재출시가 힘든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크래프톤 내년 기업공개(IPO)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17일 인도TV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전자통신기술부(MeitY)는 "펍지(PUBG) 모바일이 아직 재출시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오던 MeitY가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연내 재출시를 목표로 인도 지사 설립은 물론 1억 달러 투자, 100명의 신규인력 고용 등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까지 밝히며 사활을 걸었던 크래프톤은 힘이 빠지게 됐다. 인도 정부가 배급사인 중국 텐센트를 제재한 여파로 크래프톤은 한국회사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인 PUBG를 합병하며 인도 시장 재출시를 위해 힘써왔다.
인도 시장은 펍지 모바일에 있어 가장 큰 시장이다. 펍지 모바일은 인도에서 총 1억7500만여건이 다운로드돼 전체 다운로드 수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인도에서는 펍지 모바일의 중독성이 심하다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인도 정부는 펍지 모바일의 서비스를 금지시키기로 결정했다. 해당 게임의 서비스를 중국의 거대 게임사 '텐센트'가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도정부는 최근 국경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의 기업이 자국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정보를 빼내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텐센트는 펍지 모바일의 최대 시장인 인도에서의 서비스 중단을 막기위해 개인정보보호정책을 업데이트하고 플레이어에게서는 생성되는 모든 정보는 로컬 서버에 저장됐다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중단을 막을 수 없었다.
크래프톤은 연내 재출시를 위해 11월 21일(현지시간) 지사 설립을 마무리하고 인도전용 펍지 모바일을 공개하는 등 인도 정부를 설득하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MeitY가 재출시 허가를 위해 협의를 하자는 크래프톤측의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빠른 재출시가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다.
크래프톤은 상반기 모바일에서 매출 7108억원을 거뒀다. 총 매출 80.1%다. 전체 매출에서 아시아 비중은 86.8%에 달한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서비스 종료는 IPO를 앞둔 크래프톤에게 큰 타격이다. 크래프톤은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8872억원, 영업이익 5137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별도기준 상반기 매출은 103억원, 영업손실은 513억원이다. 실적 대부분을 배틀그라운드 제작사 펍지에 의존하는 구조다.
인도 서비스 중단이 크래프톤 IPO에 부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높은 매출과 아시아 비중은 가장 이용자가 많은 인도에서 나오고 있다"며 "내년 IPO를 목표로 막 상장주관사를 선정한 시점에 큰 악재"라고 전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10월 기업공개를 위한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했다. 이어 공동주관사로 크레딧스위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11월부터 펍지 모바일 재출시를 위해 준비해온 모든 것들이 낭비가 됐다"고 분석했다.
권경희 기자 editor@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