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거쳐 내년 상반기 인수

[FE금융경제신문=권경희 기자]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회장 소진세)가 LF그룹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주류위탁제조(OEM)를 허용함에 따라 BBQ에 이어 교촌까지 자체 수제맥주 제조에 나선 가운데 2018년 야심차게 주류사업에 진출했다 사업철수를 결정하고 매각에 나선 LF가 뜻이 맞은 것.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촌은 LF그룹 자회사 `인덜지`의 문베어브루잉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현재 교촌은 문베어브루잉 수제맥주 제품을 일부 매장에 들여와 직접 판매하며 고객 반응을 테스트하고 있다. 생산·유통 과정과 더불어 실제 고객 반응까지 검토해본 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해 교촌만의 수제맥주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LF는 문베어브루잉 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홍콩계 사모펀드(PEF) 1곳, 국내 전략적투자자(SI) 1곳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LF는 두 원매자와 가격 등 조건을 조율 중이지만 어느 한쪽과도 조건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매각 작업에 차질을 빚어 왔다. 하지만 교촌이 수제맥주 사업에 뛰어든 이상 수제맥주 사업을 위해 별도로 생산시설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교촌 필요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
문베어브루잉은 LF그룹이 2018년 말 론칭한 수제맥주 브랜드다. 강원 고성에 연간 맥주 450만ℓ를 생산할 수 있는 양조장(브루어리)을 갖추고 있다. 론칭 당시 기대와 달리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올 초 매각을 결정하고 원매자를 물색해 왔으나 지지부진했다. 문베어브루잉 수제맥주는 현재 금강산 골든에일, 한라산 위트, 백두산 IPA, 설악산 스타우트 등 총 4종이다.
시장에 알려진 문베어브루잉 매각 가격은 100억원대다. 다만 적지 않은 부채 등을 감안하면 그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교촌은 지난달 코스피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481억원을 조달해 실탄도 충분한 상황이다.
교촌은 내년 상반기에 수제맥주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1200여 개 가맹점을 활용해 환상의 궁합으로 알려진 `치킨+맥주`를 홍보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교촌이 신사업으로 수제맥주를 택한 까닭은 최근 수제맥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서다.
황학수 교촌 대표는 "수제맥주 시장규모가 2023년 3700억원으로 2018년(633억원) 대비 4~5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차별화된 맛과 특별한 분위기를 원하는 소비자 니즈가 확대되고 있는 데 따라 수제맥주 개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경희 기자 editor@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