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는 0원 … 미국 시민권자로 국내 거소 없단 이유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전국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홈플러스 점포를 매각하고 직원들을 정리해고 하는 등 행태로 관심을 받고 있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오렌지라이프 매각 후 소득세를 1원도 내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금융감시센터는 서울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지난 2019년 1월 신한금융지주에 2조 3000억원에 오렌지라이프를 매각해 2000억원에 달하는 소득을 얻고서도 국내에 소득세를 1원도 내지 않았다며 역외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의 발단은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3년 ING생명을 인수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모펀드라는 특성상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인만큼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평균 1439억원의 배당 수익을 챙겼다.
그리고 지난 2017년 IPO를 통해 구주를 매도해 돈을 벌고 지난 2019년 1월에 신한금융지주에 2조 3000억원에 되팔았다. 인수 당시 1조 8000억원인 ING생명의 값이 뛰어 오른 것으로 나름 성공적이었다는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주목할 점은 그 당시 오렌지라이프 경영진들은 5%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는 점이다. 매각 차익에 대해서 1%를 부여받은 정문국 대표도 200억원의 차익을 벌었다. 이를 근거로 김병주 회장이 챙긴 돈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김병주 회장이 미국 시민권자이면서도 한국에서는 명확한 거소가 없다는 이유로 소득이 발생했음에도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수입을 올릴 때 김병주 회장의 주요 영업활동은 한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엄연한 탈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지난 5월 국세청에서도 MBK파트너스의 탈세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정기세무조사라는 이유로 기간만 연장하면서 정작 마무리는 짓지 않고 7개월 째 끌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세금도 내지 않는 기업에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등 주요 연기금들이 돈이 수 조원 들어가고 있다. 정직한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내세웠던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조했던 연기금이 오히려 탈세를 조장하는 기업에 투자를 한 셈이기에 이 문제도 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용건 금융감시센터 대표는 “오렌지라이프 매각 결정 이후 배당 감소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자 고배당을 유지하겠다고 공시했으나 신한금융지주와 주식교환 방식으로 바뀌어 허위 공시가 됐다”며 “이는 시세조작 혐의가 있다 판단하고 추가 고발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