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사라진 5만원권 지하경제로 안 갔다"
한국은행, "사라진 5만원권 지하경제로 안 갔다"
  • 정성화 기자
  • 승인 2020.12.0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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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부터 5만원권 부족현상 지속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환수율 25.4% ... 역대 최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세계적 현상 진단

[FE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5만원권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는 5만원권 수급이 월활하지 않다는 안내문이 붙어 1만원권으로 밖에 인출할 수 없거나 영업점을 방문하더라도 찾을 수 있는 5만원권의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시장에서 5만원권 부족 현상이 해소되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5만원권 발행액은 1월부터 10월까지 모두 21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환수액은 5조6000억원으로 환수율은 25.4%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6월 5만원권이 최초 발행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올해 5만원권을 4장 찍을 때마다 1장만 다시 돌아온 셈이다.

일각에서는 5만원권의 품귀현상의 원인으로 지하경제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한은은 지하경제 유입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지하경제는 매춘·밀수·도박과 같은 각종 불법 행위와 자영업자들의 조세 회피, 물물교환 등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는 경제활동을 의미하는데 한은은 단기간에 5만원권 환수율 크게 낮아진 것은 지하경제 유입 보다는 예비용 수요 확대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크게 작용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고있다.

한은은 최근 지하경제 규모가 조세제도, 정부 규제, 청렴도, 산업구조 등 구조적인 요인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지하경제 유입으로 5만원권 환수율이 낮아진 것을 연관 짓는 것이 힘들다고 봤다.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 내 위치한 ATM기에 5만원권 부족 안내문이 붙어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면 상거래 부진, 경제 불확실성 등에 기인한 예비용 수요 증가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거래가 줄면서 현금거래가 많은 업종의 거래가 급격히 감소했고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상용으로 현금을 장롱과 금고 속에 쌓아두는 경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최근의 저금리 기조도 현금 보유 성향이 커진 것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금리가 높았던 때에는 가급적 현금을 은행에 맡겨 조금의 이자수익이라도 올리려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기준금리가 연 0.50%까지 낮아졌고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굳이 현금을 은행에 넣어둘 요인이 사라졌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역시 고액권을 중심으로 화폐수요가 증가해 화폐발행잔액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대체로 우리나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고액권 환수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미국은 13%, 유럽은 9%, 우리나라는 15% 화폐발행 잔액 평균 증가율을 나타냈고, 환수율이 계산 가능한 유로화의 경우 고액권 환수율이 지난해(1월~10월) 환수율이 96%에서 올해 76.7%로 19.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5만원권 환수율이 단기간에 크게 하락한 것은 지하경제 유입 등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는 코로나19에 따른 화폐유통경로상 부정적 충격, 경제적 불확실성 증대에 의한 예비용 수요 확대 등 경제적 충격이 크게 작용한 데 주로 기인한다"며 "향후 코로나19의 진행상황에 따라 5만원권 환수율도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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