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은 은행대출, 6070은 비은행대출 '쑥'
40대와 50대의 경우 비중은 감소했으나 저축은행과 대부업에서의 대출 비중 증가

[FE금융경제신문=정성화 기자]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30대 이하와 60대 이상 차주가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의원(국민의힘, 경북 경산)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연령대별·업권별 가계대출 구성비' 자료(대출금액 기준)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연간 24.8%에서 2020년 2분기 26.0%로 3년 반 동안 1.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16.6%에서 18.6%로 2.0%포인트 늘었다.
반면 40대는 같은기간 30.4%에서 28.7% 1.7%포인트 줄었고 50대도 28.1%에서 26.6%로 1.5%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한은이 약 100만명의 신용정보로 구성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다.
최근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16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는 올해 2분기 기준 1637조3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 분기 대비 25조9000억원 늘었다. 가계부채은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으로 국민 1인당 약 3162만원의 빚을 안고 있는 셈이다.
30대 이하 연령층의 가계대출 비중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최근 젊은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자 이대로 가면 영원히 집을 살수 없다는 공포심리를 느낀 젊은층이 최대한 대출을 당겨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었고, 주식시장에서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매수 열풍도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60대 이상의 가계 가계대출 비중이 증가한 까닭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60대 인구 자체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812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하고 있다. 고령 인구는 매년 급격하게 늘고 있어 2025년에는 20.3%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초고령 사회'로 진입이 예고된 상황이다.
젊은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지만 돈을 빌리는 업권은 차이가 있었다.
가계대출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0대 이하 차주들의 전체 대출에서 은행권 대출 비중은 2016년 27.7%에서 올해 2분기 30.6%로 3년여 동안 2.9%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21.0%에서 19.9%로 1.1%포인트 줄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나 소득 수준이 높은 30대 이하 차주들이 대거 은행을 통한 대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대출 비중은 비은행권에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60대 이상 차주들의 은행권 대출 비중은 2016년 13.7%에서 올해 2분기 14.4%로 0.7%포인트 늘어난 데 비해 같은 기간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20.4%에서 24.8%로 4.4%포인트 증가했다.
40대와 50대의 경우는 전체 가계대출에서 해당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으나, 업권별로 저축은행과 대부업에서의 대출 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2030세대 및 6070세대보다 대출 위험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축은행의 경우 40대의 가계대출 비중이 2016년 31.2%에서 올해 2분기 32.9%로 늘었고 같은 기간 50대는 20.9%에서 23.4%로 증가했다. 대부업의 경우도 40대의 가계대출 비중이 2016년 33.9%에서 35.6%로 늘었고, 50대는 19.8%에서 25.7%로 급증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와 금융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관리하겠다"며 "신용대출이 부동산과 주식 등에 쏠리지 않는지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