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지인의존 영업 관행 외면 못해 … 보험사 요청 거부 힘들어
올 상반기 채권 팔아 버티는 보험업계 … 신규 설계사 수혈 절실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최근 더욱 심각해지는 코로나19 감염세 확산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재 2단계에서 3단계 격상을 두고 사회적 논란까지 벌어지는 있다. 이 와중에 생명·손해보험 협회가 전국규모 대규모 설계사 시험을 끝까지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올릴까 고민하는 정부 … 한번 미뤄 본 경험 있어도 협회는 난감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보험설계사 시험을 정부 방역지침을 준수한 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험은 매달 보험설계사들의 자격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으로 보험설계사를 하려면 반드시 치러야만 하는 시험이다.
이번 시험 일정은 생명보험협회가 지난 19일부터 서울과 제주, 부산, 광주, 대전, 대구, 원주 등 7개 시험장에서 지난 26일까지 진행했고 손해보험협회는 서울, 수원,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6개 시험장에서 27일까지 시험이 진행됐다.
문제는 이번 코로나19 대규모 감염사태가 지난 15일 극우 개신교 단체의 광화문 집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이후부터 시험을 끝내 강행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시험도 전국을 돌며 진행해 모두가 조심한다 해도 위험 상황 애써 외면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은 면키 어려워졌다.
특히 지금도 코로나19 감염세가 거세 당장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높여야 할지 말지에 정부가 고심에 들어간 상황인데 협회 측은 정부 방역지침을 준수해 50명 정원으로 시험을 봐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일부에선 갑자기 있던 일정을 미루면 오게 될 혼란이 커 시험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보험협회는 지난 2월처럼 보험설계사 시험일정이 잡혀 있었어도 미뤘던 경험이 있다.
비록 시험은 4월이 돼서야 재개됐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 돼 큰 논란이 일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은 지난번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점은 간과해서는 안된다.
◇ 보험사 투자수익 제외하면 손익 악화 … 보험사 신규 설계사 수혈 절실해 외면 어려워
그럼에도 보험협회가 이처럼 무리하게 시험일정을 강행한 배경엔 보험사가 영업이 아닌 부수적 투자수익에 의존해 수익을 내면서 위기상황을 분출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보험사마다 지금 영업 강화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손해가 극심해진다는 점이다.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하는 것은 신입 보험설계사 지인들을 가입시켜 손쉽게 보험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인 탓이다. 실제 지난 2월 시험 연기로 신규 보험설계사가 수혈되지 않자 보험사가 보험협회에 시험 재개하라는 압력을 계속 넣기도 했다.
다만 이번 협회의 시험 강행 드라이브에 대해 시장에서도 우려는 표하고 있다. 자칫 보험협회의 시험 강행으로 보험설계사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보험업계 전반적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이 우려되는 탓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9월 달에도 시험일정이 잡혀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접어들지 않고 3단계로 격상 될 경우 끝내 설계사 시험도 무기한 연정될 수밖에 없다. 보험사 입장에선 또 다른 악재가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고금리 국채를 팔아 보험사가 2분기 실적을 방어한 측면이 크다”며 “그렇지만 언제까지 채권을 팔아 버틸 수 없는 만큼 영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 실적을 높이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바라봤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