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를 찾아서” … 美 ‘레모네이드’가 반려동물보험 출시한 배경 주목하라
“틈새를 찾아서” … 美 ‘레모네이드’가 반려동물보험 출시한 배경 주목하라
  • 장인성 기자
  • 승인 2020.08.21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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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소비자 생활 속 불편함을 상품으로 … 국내와 달리 온라인 이점 활용 높여 대비
올 한해 생명보험사 배타적 사용권 겨우 3건 … 손해보험사는 14개 극명 차이
사진=금융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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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보험업계가 반사이익을 봤지만 반짝 올린 영업이익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 이는 과거와 달리 업계를 휩쓸 히트상품이 없는 탓인데 본지는 미국 레모네이드가 반려동물보험 출시 배경을 통해 틈새시장 공략의 중요성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 보험 신상품 가까운 곳부터 공략 필요 … 발상 전환에 연평균 22.6% 성장 마켓안착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레모네이드社가 임차인보험과 연계한 반려동물보험을 출시하면서 연평균 22.6%씩 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해 본격 시장공략에 나섰다고 전했다.

미국 레모네이드는 지난 2015년 뉴욕에서 설립 된 인슈어테크(보험과 IT기술 합성어) 회사로 미국 28개 주에서 온라인 주택보험과 임차인 보험을 주력으로 보험영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험금을 청구하면 3분 내 확인과정을 거쳐 보험금 지급 서비스를 하면서 급성장 중이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보험사가 성장하고 있지만 기존 오프라인보단 큰 폭으로 성장하는 상황이 아니나 미국 온라인 보험사는 코로나19 확산에 언택트 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

이번 레모네이드가 출시한 반려동물 보험은 기존 임차인보험에서 주로 임차인들이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점과 기존 반려동물보험료가 평균 25달러로 비싸다는 것을 착안해 보험료는 12달러 깎아 출시했다. 게다가 임차인보험에 가입한 가입자는 10% 할인을 더해준다.

이는 온라인이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해 오프라인 보험사보다 저렴한 보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그 배경은 보험소비자 니즈를 충분히 고려해 새 시장을 열었다고 보는 게 맞다. 국내 보험사들가 기존 보험상품에 특약 형태로 보장상품을 추가한다면 아예 새로운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재밌는 건 반려동물보험은 손해보험사가 판매하는데 대표적인 미국 생명보험사인 메트라이프가 반려동물보험을 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생명보험 판매부진을 만회차원으로 지난 1월 펫퍼스트라는 반려동물보험 회사를 인수하면서 보인 행보다.

주로 기업에 단체보험 상품을 운영 중인 메트라이프는 가입자 중 아이가 없는 경우 반려동물을 많이 키운다는 점을 캐치해 근로자 복지차원에서 반려동물보험을 선택사항으로 제공케 했다. 이는 기존 계약자에게 반려동물보험을 판매하는 것만으로 높은 성장이 가능한 셈이다.

국내 생명보험업계가 해외투자도 환헤지문제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점차 인구가 줄어가는 상황에서 신규 가입고객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기존 시장에서 틈새를 찾아 신규 상품으로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최근 3년 평균 배타적 사용권 승인 생보 12.3건 손보 13.6건 … 올핸 겨우 3건 불과

그러나 국내 보험사만 독자적 상품 출시를 할 때 부여되는 배타적 사용권 승인이 된 경우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문제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배타적 사용권 승인건수는 생명보험사가 평균 12.3건 손해보험은 13.6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 생명보험사 배타적 사용권 승인건수는 3건으로 지난 3년간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올해만 14건 등록 돼 평균 이상의 수치를 보여줘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그만큼 시장에 혁신적 상품 발굴에 생명보험사가 소홀히 대응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가뜩이나 생명보험사가 저렴한 보험료로 상품 판매에 나서게 만들었던 저해지 및 무해지 상품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불완전판매 논란에 규제당하면서 고심은 더 깊어졌다.

이도저도 안 돼 실적이 떨어지는 압박이 어느 때보다 심하지만 그렇다고 신상품을 출시하는 데에 마땅한 방법이 뒤 따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활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심심찮게 나온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보다 적극적으로 신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일명 개인 및 소수 특정 단체 니즈에 부합하는 보험 상품인 P2P보험 등 다양한 방면으로 대처하고 있어서다. 부쩍 손해보험사마다 스타트업 기업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럼에도 올해 손해보험사 배타적 사용권 승인에 가장 앞서는 곳은 현대해상과 디지털손해보험인 캐롯 손해보험이다. 현대해상은 기존의 상품에서 추가적 보장을 업그레이드 했다면 캐롯은 시장에 없던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자동차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받는 퍼마일자동차보험, 펫과 산책 나갈 때마다 보험료를 납부하는 스마트온 펫산책보험, 횟수 상관없이 1년 간 여행일수만큼 납부하는 스마트온 해외여행보험 등 기존 상품 틈새를 적절히 공략해 보험료도 매우 저렴한 게 특징이다.

물론 생명보험사도 신상품 출시에 게을리 하고 싶은 건 아니다. 생명보험업 산업을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었지만 이제 겨우 빅데이터 활용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지 불과 한 달도 채 안됐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보다도 한참 뒤에나 시장 변화에 뛰어든 원인이기도 하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보험업이 어느 정도 자산이 있는 사람들을 겨냥해 보험 상품을 만들다보니 결국 시대 변화에 뒤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며 “디지털 보험사들의 경우 2030세대를 직접 겨냥해 상품을 만들다보니 트렌드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래서 치고 올라오는 온라인 보험사를 막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체질개선에 나서야 겨우 앞으로라도 보험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프라인 시장에 안주하는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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