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과의 인수 계약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1700억원에 달하는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은 그대로 남아 있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저비용항공사(LCC)업계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어 재매각 성사 가능성은 아주 순탄치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조만간 회계 실사 등을 거쳐 재매각 작업에 들어간다. 이들 3곳은 지난해 제일병원 매각 등을 담당했다.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신청 전 매각에 나서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법원이 회생 대신 청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M&A 계약 해제 통보 뒤 이스타항공은 사모펀드(PEF) 2곳과 법정관리를 전제로 인수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정관리 중에도 신규자금 지원(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국내선 일부 운항 재개 등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 여파로 여객이 중심인 LCC 업계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파산 위기에 놓인 이스타항공의 실사 과정이 쉽지 않아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은 돈을 벌 수 없는 매물’이라고 판단하고 철수한 상황에서 과연 재매각 작업이 순조로울지 미지수”라면서 “이스타항공이 가까스로 국내선 운항을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여파로 LCC(저비용항공사)업계가 적자에 빠진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이 몇 달이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권경희 기자 editor@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