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인상 불구 예금금리 내림세
한국은행이 지난 달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은행과 저축은행들의 예금 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특히 최근 저축은행 부실로 인해 자금을 유치하게 된 은행들이 막상 투자처는 찾지 못해 예금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지난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주 산업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연 3.66%로 지난달 초에 비해 0.15%포인트가 하락했으며, 기업은행의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4.08%로 지난달 말에 비해 0.05%포인트가 하락했다.
또, 신한은행의 1년제 월복리 정기예금 금리는 4.10%로 2월말 보다 0.10%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현재 은행권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5~4%대 사이인데, 지난 한달 사이 시중은행들이 내린 예금금리는 평균 0.1%포인트 수준이다.
지난달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로 결정했지만 시중은행들의 금리는 낮아진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저축은행 부실로 인해 늘어난 예금잔고를 소화하지 못해 예금금리 인상을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총 수신규모는 736조원으로 지난달 보다 20조원 가량 급증했다.
한달 사이 은행에서 빠져나간 원화 대출액은 예금 증가량의 절반 수준인 10조원밖에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은행권들이 굳이 금리를 올려 발생하는 부담 없이도 유동성을 확보하였기 때문에 당분간 무리를 하지 않겠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풍족해 금리까지 높여 예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 추가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은행들이 당분간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2월 예금인출을 우려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린 저축은행들도 최근 이 같은 우려가 잦아들자 금리를 내리고 있다.
동부저축은행은 지난 2월 4.9%였던 예금금리를 이번 4일 4.7%로 낮췄고, 한신저축은행은 지난달 4.90% 였던 예금금리를 4.50%까지 내렸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 역시 “돈은 들어오는데 여신을 늘리기는 어렵다보니 예금금리를 낮추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봄철 이사수요 등으로 여신이 활성화되면 이런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상미 기자 jsm@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