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하기 위해 안간힘 … 일부는 해외서 돌파구 찾겠다 선포하기도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생명보험업계가 코로나19 위기가 확산되자 인력을 줄이는 등 국내 성장에 한계를 느끼면서 해외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어 주목된다.
◇ 삼성·교보·신한 지난 2019년보다 임직원수 줄어 … 한화생명만 3년 연속 증가
19일 전자공시 다트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삼성생명의 임직원 수는 5313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5420명보다 1.97% 감소했고 교보생명은 2020년 1분기 3866명으로 전년 3881명보다 0.3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생명도 지난 2018년 1297명이었던 임직원들이 2020년 1분기엔 1243명으로 4.16%가 줄며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신한금융지주에 인수 된 오렌지라이프 역시 지난 2019년 1분기 771명이었던 인력이 2020년 1분기엔 762명으로 1.16%로 줄었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8년 1분기 1225명에서 2020년 1분기 1035명을 기록해 15.51%나 감소했다.
이처럼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인력 감축이 최근 3년간 가속화되며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은 저출산 및 고령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답보 상태에 빠진 것이 큰 이유다.
그래도 성장가능성이라도 찾을 수 있다면 살아날 가능성이라도 모색할 수 있겠지만 IFRS17이 본격 도입 될 2023년까지 부채를 줄이고 자기자본 확충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 줄일 수 있는 부분부터 줄이는 방향이 현실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여기서 인력을 줄이는 것은 전통적으로 가장 편리하게 수익을 늘리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생명보험사 채용시장엔 찬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 같은 임직원 줄이기 속에서도 유일하게 대형 생명보험사인 한화생명만 최근 3년 동안 임직원수가 계속 증가한 점은 눈에 띈다. 실제 지난 2018년 1분기 3818명이었던 임직원수가 2019년 1분기엔 3.16% 늘어난 3939명이었고 2020년 1분기엔 4073명으로 3.4%나 증가했다.
그렇지만 최근 3년간 한화생명은 매년 실적 악화를 지적받으며 시장에선 구조조정을 하라는 사인까지 받은 상황이지만 독특한 기업문화 덕분에 오히려 인력을 늘리는 정책을 굽히지 않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코로나19 위기 속 실적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지난 2019년 4분기 적자로 돌아선 당기순이익을 2020년 1분기엔 전 분기 대비 2.66%의 당기순이익이 오른 478억원을 흑자로 돌아섰다.
◇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 … 대형사 빅3 해외서 돌파구 찾겠다 선포

생명보험업계가 어려운 것은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 경제 성장이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며 자연스럽게 과거보다 여유자금이 없는 금융소비자들이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손해보험사보다 보험료가 비싼 생명보험 상품 가입도 꺼리는 일이 많아졌다.
문제는 아우로 취급받던 손해보험사가 형 대우 받던 생명보험사보다 영업이익에서 앞서는 경우까지 벌어진다는 점이다. 전속설계사들도 생명보험 상품 판매에만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손해보험 상품을 같이 팔 수 있는 GA(법인대리점)로 이직하는 일도 늘었다.
코로나19로 이 같은 현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보험사들은 몇 없다. 결국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보험사들은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통해 제 3의 길을 모색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아예 해외진출에 사활을 걸기 위해 사장 직속 해외신성장팀을 신설하며 적극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금도 태국과 중국에 법인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 1위라는 타이틀에 만족한 까닭인지 정작 해외에선 존재감이 낮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은 중국법인을 통해 수입보험료 1조 5000억원, 태국법인은 13억원으로 젼년 동기대비 각각 48.2%, 44.4% 성장하며 일단 가능성은 열어둔 상황이다.
특히 중국에선 원격진료 같은 고부가 헬스케어 서비스가 한국과 달리 가능해 노하우를 키울 수 있다. 미래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이 국내 의사단체들 몽니로 답보 상태에 빠진 상황인데 중국에서 노하우를 키운다면 역수출 될 날도 머지않을 수 있다.
교보생명은 제 2의 베트남으로 떠오른 미얀마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얀마의 현재 보험침투율은 0.07%로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진출을 위해 현지 봉사활동을 늘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얀마와 프랜드십을 확충하기도 했다.
각종 설립신고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주재사무소를 설립할 방안이다. 다만 미개발국가라는 한계가 커 최하 10년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실적에 도움이 되긴 힘들다는 점에서 교보생명이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는 베트남에 미리 진출했던 한화생명을 보면 이해가 쉽다. 한화생명이 베트남을 진출한 지 10년이 넘어가자 본격적으로 수입보험료가 흑자전환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미개발국가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부상하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등 동시성장하고 있어서다.
실제 2020년 1분기 한화생명 베트남의 경우 수입보험료가 37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59%인 103억원이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20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인구감소, 그리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국내에선 인력 구조조정을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그렇고해서 사업을 포기할 수 없기에 해외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해외 진출을 해도 막상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러나 막상 잘 정착하고 의외로 해외에서 수입까지 나자 신규 시장 선점이 먼저라는 생각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