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반발 심해 한 발 늦은 한국 … 변화 늦을 시 해외시장도 뺏겨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국내 보험업계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말하지만 정작 준비는 미미한 수준에 머문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상품에 언택트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를 십분 활용한 변화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보험업계가 공 들여 투자했던 해외시장에서 졸지에 혁신성에 밀려 시장을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 보험사 언택트 강조해도 결과적 보험설계사 추가 모집 … 아직 오프라인 무시 못해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이 코로나 19이후 시대를 위해 언택트를 외치며 디지털 보험 강화를 외치고 있으나 실상은 오히려 보험사 모두 보험설계사 조직을 확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모두 신입 설계사 확충을 위해 삼성생명은 수수료 체계 개편, 한화생명은 설계사 지원조건을 환산실적 기준 50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이고 교보생명은 집중교육기간 첫 18개월 간 안정적 생활을 하는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설계사 모집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은행으로 지정 된 토스도 보험영업을 시작한 상황이지만 초반 디지털 영업을 기반으로 둔 보험업을 키운다는 포부는 없고 기존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보험설계사 조직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이는 아무리 비대면 영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확산될 수 있다지만 아직 한국에선 어려운 보험약관을 보험 가입자에게 설명하면서도 가입을 유도해야 하는 만큼 디지털 보험만으론 상품 판매 한계가 뚜렷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 헬스케어·인슈어테크 확대 힘입어 성장한 중국 보험업계 … 과감한 혁신에 귀감

그렇지만 이 같은 한국행보와 반대로 움직이는 곳이 바로 중국 보험업계다. 중국은 한국보다 보험 라이센스를 확보하기 어렵다보니 기존 보험사와 협업해 아예 인슈어테크 전문기업으로 만들었다. 중안보험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알리바바와 텐센트 그리고 평안보험 합작품이다.
그러다보니 기존 보험사의 판매 방식부터 차별을 뒀는데 설계사를 통해 영업하는 것이 아닌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듯이 알리바바와 타오바오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에 상품을 올려 판매했다.
즉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닌 협업사를 통해 전달하는 B2B2C의 구조로 상품도 전자상거래를 통해 발생되는 배송·반송사고에 대해 보장해 따로 광고 할 필요조차 없었다. 이를 통해 보험 판매가 35% 증가했고 동시에 알리바바 민원도 30%나 감소했다.
소비자 중심 상품에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이후 중국의 페이스북인 바이두와 알리안츠가 합작한 바이안보험은 여행보험과 교육보험, 건강보험을 징둥파이낸스과 평안보험이 합작한 징퉁보험은 해외직구보장 보험, 30일 내 제품 환불 보장보험을 내놓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처럼 중국 보험업계가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성장을 하자 중국 최대 민영보험사인 평안보험은 인슈어테크 위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헬스케어 상품에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중국 보험 시장 변화를 한층 더 끌어올린 경우다.

출처 - 하나금융투자. 평안굿닥터
이는 중국의 상황을 이해해야 하는데 중국 대부분 병원들은 정부 재정으로 운영되는 공립병원으로 의사들 처우가 좋지 않다. 자연히 의료서비스가 낮아지면서 선진의료시스템이 집중 된 3급 종합병원의 수요 폭증을 불렀다. 상대적으로 대도시의 경우 3급 종합병원이 몰려 기본 대기시간만 3시간이 넘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원격진료에 매달리게 된 원인이 됐고 이를 평안보험이 신규 서비스 확대라는 목적을 가지며 헬스케어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다.
평안보험 가입자 대상으로 원격의료 자판기를 통해 보험 가입자를 원격으로 연결 된 3000여명의 의사들이 질병과 건강관리 상담으로 나눠 진료를 하고 이로서 1차적 소견을 내면 이를 통해 가까운 병원에 예약을 진행하거나 건강검진을 한다.
보험 가입자들은 간단한 진료를 받기 위해 더 이상 병원에서 대기를 할 필요도 없으며 병원도 효율적 환자 관리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이번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병원을 통해 확진자가 늘어날 위험에도 확진자가 적은 것이 이 같은 원격의료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앞으로 코로나19로 원격의료는 더 확대될 것이고 평안보험의 성장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위로 순서대로 평안굿닥터, 딩샹원, 춘위닥터)
출처 - 하나금융투자
이에 보험연구원은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보험 및 건강보험 수요가 증가해 2020년 1분기 수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3%, 21.5% 증가했다”고 답했다.
◇ 의사단체 반발 심해 한 발 늦은 한국 … 변화 늦을 시 해외시장도 뺏겨
국내 생명보험사도 지난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노력은 했고 건강증진을 통해 보험료를 낮추거나 혈압을 재서 상담하는 수준의 낮은 헬스케어 서비스가 어느 정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질적으로 여러 서비스에 차이가 나고 있고 이를 정부도 원격의료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가 나오게 만들었으나 직접적인 변화가 이뤄지기 힘든 건 의료단체의 집단반발이다. 결국 중국 시스템에 절반도 못 쫓아가는 후진적 상황에 머무르게 됐다.
더 큰 문제는 해외 보험시장이다. 중국의 인슈어테크 보험상품들은 저개발 국가 대상으로 들어가고 있다. 아프리카가 대표적인 곳으로 금융규제가 없어 뭐든 실험적인 서비스가 가능해 서비스는 선진국보다 선진적인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도 신남방정책을 통해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으나 중국 금융시스템이 기반으로 자리해 확산 될 경우 국내 보험사들의 경쟁력의 소멸되거나 밀리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은 기본적인 수준의 의료 상담을 요청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넘지 못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중국은 정부주도로 쉽게 넘어가면서 의료 및 보험서비스가 보편화 된 경우”라며 “21세기는 한번 격차가 생기면 따라잡지 못하는데 결국 코로나19 사태까지 겪었음에도 바뀌는 건 요원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