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기준으로는 신한금융그룹 최대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라임자산운용 판매사들이 환매가 중단된 부실 펀드를 처리하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이 추진중인 가운데, 주요 판매사들이 배드뱅크 대주주 자리를 놓고 막판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키로 한 라임펀드 판매사 20곳은 큰 틀의 합의를 마치고 출자비율과 금액, 펀드 이관 범위 등에 대한 세부사항 조율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드뱅크란 금융회사가 부실자산을 전문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 운용사 형태의 배드뱅크가 설립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라임 펀드의 투자자산 처리를 위해 설립되는 이번 배드뱅크는 자본금 약 50억원 규모, 운영 기간은 6년 안팎이 예상된다.
20곳의 라임펀드 판매사들은 부실 펀드를 라임자산운용에서 별도로 분리해 자산을 관리해야 하는 당위성에 공감, 모든 판매사가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의면서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다만 최대주주 자리를 놓고는 서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판매사들 입장에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가 자칫 책임을 떠안아야 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라임펀드 판매액을 기준으로 비례해 배드뱅크 출자비율이 결정하면 간단하게 정리가 가능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최대주주가 달라질 수 있다.
단일 금융사 기준으로는 우리은행이 3577억원으로 판매 금액이 가장 많다. 하지만 금융그룹사로 기준을 삼으면 신한금융그룹(신한금융투자 3248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이 우리은행을 휠씬 상회한다.
신한금융그룹 측은 지주회사와 각 금융사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도 배드뱅크 대주주 자리를 쉽게 받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배드뱅크 자체가 좋은 이미지가 아니고, 최대주주가 되면 라임 관련 이슈가 거론될 때마다 함께 직·간접 때마다 거론될수 밖에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는 결국 판매단이 결정해야 할 사안인 만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5월에 '라임 배드뱅크'를 설립을 완료하고 제재 절차를 이르면 6월쯤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판매사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배드뱅크 설립이 하반기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