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고비 넘겼나? ... 수출입은행, 5억달러 외화채 대출 전환 승인
두산중공업, 고비 넘겼나? ... 수출입은행, 5억달러 외화채 대출 전환 승인
  • 정성화 기자
  • 승인 2020.04.22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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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대출, 대출기간 1년 이내, 대출금액 5868억원
추가 지원은 두산중공업의 강도높은 자구안 전제돼야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는 두산중공업이 국책은행의 지원으로 또 한번의 위기를 넘기게 됐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1일 방문규 은행장 주재로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두산중공업 5억 달러(약 6148억원) 규모의 외화공모채에 대한 대출 전환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출 전환은 두산중공업이 지급보증을 선 수출입은행에 채권을 대신 갚아준 뒤 이를 대출형태로 전환해달라는 요청에 따른 것으로 대출기간은 1년 이내, 대출금액은 5868억원이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5년 4월 두산중공업이 외화채를 발행할 때 지급보증을 섰다. 이 외화채의 만기는 오는 27일이며 두산중공업이 올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약 4조2000억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이에 따라 지급보증을 섰던 수은이 두산중공업에 5868억원을 대출해줌으로써 두산중공업은 만기 외화채권을 갚게 됐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출전환 결정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추가 지원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 효과가 유지되도록 하는 만기연장과 같은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대출통화가 달러화가 아닌 원화로 정한 것은 두산중공업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이 외화공모채 5억 달러의 만기상환을 위해 원화를 지급하고 달러화를 받는 선물환(F/X) 계약을 국내 시중은행 등 6개 금융기관과 이미 체결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선물환 계약 조건에 따라 현재의 환율보다 유리한 1170원대의 환율에 외화로 환전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은 통상 기업과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는 금융기관은 선물환 계약 체결시점에 다른 금융기관과 반대거래를 체결해 환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두산중공업이 일시에 환전을 하더라도 외환시장에 충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 지원에 관해서는 두산중공업의 강도높은 자구안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의 채권단은 전문컨설팅 기관을 통해 두산그룹과 두산중공업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두산이 최근 제출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검토한 후 이르면 다음달 초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두산은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며 팔 수 있는 자산은 모두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양대 우량 자회사인 두산솔루스·두산퓨얼셀 외에 두산메카텍, (주)두산 산업용차량(지게차)·전자부문 등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또 자구안에는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추가 지원은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두산그룹과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하고 상세한 검증에 소요되는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최종안이 확정되는 시기는 상반기 중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되기 전으로 두산중공업의 정상화 시기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산은과 협조해 조속히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출입은행은 시장 안팎에서 두산중공업에 대한 지원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두산그룹의 자구안에 대한 면밀한 실사를 통해 국책은행의 지원자금이 정상적으로 회수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출입은행은 산업은행과 공동으로 지원한 긴급 운영자금 1조원에 대해서도 계열주, 대주주(㈜두산), 두산중공업의 고통분담과 책임이행 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보유 주식 및 부동산 등을 담보로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긴급 운영자금 1조원 외 기존 지원한 여신에 대해서도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의 보유 부동산, 계열사 주식 등 상당한 수준의 담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이번 수출입은행의 대출 전환 결정으로 큰 고비는 넘기게 됐으나 두산중공업이 올해 갚아야 할 빚은 약 4조2000억원으로 여전히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채권단에서 지원해준 한도대출 1조원 중 일부와 자체 현금으로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5700억원을 갚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 한도 대출을 받았다. 

다음달 상환할 가능성이 높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00억원 가량은 자체 보유한 자산으로 상환하고 은행권 대출인 2조3000억원은 만기 및 상환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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