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 집사라” 발언 6년 가계부채 발 묶여 소비↓… 코로나19에 직격탄
“빚내 집사라” 발언 6년 가계부채 발 묶여 소비↓… 코로나19에 직격탄
  • 장인성 기자
  • 승인 2020.04.14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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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아무리 제한해도 가계부채 임계점 … 소비 여력 늘리기 한계
예·적금 및 보험 해지·약관대출 2조 7000억 달해 … 쓸 돈 그만큼 없다는 반증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과거 박근혜 행정부 당시 최경환 부총리가 발언한 ‘빚내 집사라’ 발언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지금까지 소비 부진을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까지 벌어진 현재 이 현상이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눈길이 모아진다.

◇ 대출 아무리 제한해도 가계부채 임계점 … 소비 여력 늘리기 한계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행정부 출범 이후 지속 된 가계대출 제한 정책에도 여전히 가계부채가 임계치에 달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민들 소비여력이 감소하며 보험 상품 해약과 동시에 보험약관대출까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난 결정적 배경은 6년 전인 지난 2014년 7월 박근혜 행정부 시절 부총리를 역임했던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이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나와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70% 수준인데 여기서 30%만 더하면 집 산다”며 빚내 집 사라고 종용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나온 대책은 DTI·LTV 완화하고 양도세, 취득세 폐지 및 면제로 주택거래를 활성화 시키려했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3년 유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조합원 주택 분양 3가구까지 허용 등 부동산 3법 개정으로 전례 없는 부동산 경제 부양을 정책을 폈다.

사진출처 -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보험연구원
사진설명 - 가계 신용 추이 (단위 조 원, %)
사진출처 -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보험연구원

정책 효과는 실로 놀라웠다. 지난 2012년 이명박 행정부 집권 후반부부터 박근혜 행정부 집권 초반까지도 매년 6%대 증가율만 보이다 발언 이후인 지난 2015년엔 1203조 1000억원으로 지난 2014년 대비 10.9%나 상승했고 2016년엔 11.6%나 올라 가계부채가 1342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최경환 부총리가 이처럼 가계부채를 늘리게 된 배경엔 소비 증대였으나 이미 가계부채가 임계점에 다다른 상황이었기에 효과는 너무 짧았고 후유증은 컸다. 그래선지 발언 1년 만에 최 부총리는 그 뜻이 아니었다고 뒤로 물러났으나 정책을 이전으로 돌리진 않았다.

결국 이듬해인 2017년에도 같은 기조가 반복 될 뻔했으나 박근혜 행정부가 탄핵되고 문재인 행정부가 들자 가계 대출을 통제해 겨우 8.1%까지 증가세를 내렸고 지난 2019년엔 1600조 10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대비 4.1% 오르는 선에서 그쳤다. 그러나 이미 GDP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80%를 넘어서 임계치를 넘어섰다.

사진설명 -
사진설명 - 가계신용 증가율과 민간소비 증가율 추이
사진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 서비스, 보험연구원

이에 보험연구원 윤성훈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가계부채 증가는 가계의 소비여력을 증대하며 정부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경기 부양을 노릴 수 있다”며 “다만 가계부채가 누적 돼 과도하게 늘어나게 될 경우 원리금상환부담 가중, 영세자영업자 과잉투자 발생, 가계소득 창출력 저하 등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부양이 어렵게 된다” 지적했다.

이어 “실제 지난 2014년 전까지만 해도 가계신용 증가율이 높아지는 시기에 민간 소비가 높아졌다”며 “그러나 2014년 이후부터는 이 같은 관계가 약해지면서 가계 신용이 증가하더라도 이전만큼 민간소비가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해당시기와 당시 박근혜 행정부 최경환 부총리가 “빚내서 집사라” 발언시기하고 겹치는 것은 결코 우연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명백한 실책인 것이 이번 연구로 명확하게 드러난 셈이다.

◇ 예·적금 및 보험 해지·약관대출 2조 7000억 달해 … 쓸 돈 그만큼 없다는 반증

문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비 여력이 급감한 상태에서 추가 대출을 할 만한 여력 조차 없다는 것이 두고두고 상황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은행을 갔더니 기존 대출 상품이 있어 이번에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말들이 심심찮게 들려온다는 것이 많았다. 이 현상은 일부가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제 1금융권 대신 제 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는 폭증했다.

보험약관대출을 하는 생명보험사 빅 3인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지난 3월 약관대출액은 2조 127억원으로 지난 2월 보다 4040억원이 올랐으며 손해보험사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사 합산 보험약관대출액은 지난 2월 5503억원에서 6882억원으로 전달 대비 1638억원이 증가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3월 한 달 약관대출액을 모두 합하면 2조 7009억원이 3월 한 달만에 평균 약관대출 증가세의 3배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약관대출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대출마저 안 될 경우 아예 보험 상품을 해지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업계 빅 3의 지난 1월 해지환급금은 1조 3797억원이었으나 지난 2월엔 1조 4309억원으로 2059억원이 증가했고 3월엔 여기서 4041억이 증가한 1조 8569억원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 상위 5개사의 경우엔 지난 2월 9172억원으로 지난 1월보다 1790억원이나 해지환급금이 늘어났으며 지난 3월엔 1조 1593억원으로 지난 2월보다 2826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죽하면 지난 9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늘어난 보험 상품 계약해지를 두고 성명서를 통해 보험 계약이 해지되면 소비자 손해가 커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납입유예나 감액제도를 활용할 것을 권고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 개개인 생활비가 부족한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 여력 부재가 결국 금융상품 해약이나 해지로 본격화 되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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