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그룹이 뭐라고” 주주들 불만 증폭 … 신한금융그룹과 생보사 대결 벌어질 것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그룹에 매각됐다. 미국 푸르덴셜생명이 매각 발표를 한 지 6개월 만이다. 끝까지 MBK파트너스 참여가 막판 변수가 되는 듯 했으나 큰 이변 없어 앞으로 KB금융그룹의 행보가 집중 되고 있다.
◇ MBK파트너스 막판까지 변수로 올랐으나 영향 미미 … 골드만삭스 무리한 욕심 부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KB금융그룹에 2조 3000억원 규모로 인수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막판 최대 변수로 급부상한 MBK파트너스 등판에 기존 푸르덴셜생명그룹이 꿈꾼 3조원 규모 딜이 나오나 싶었지만 이변은 벌어지지 않고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그룹이 선정됐다. 이는 곧 손해보험에 이어 생명보험까지 인수를 통해 강화 된 것이다.
현재 IB업계에서 흘러나오는 매각가는 2조 3000억원에서 2조 4000억원 사이지만 대개 2조 3000억원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 KB금융그룹이 본 입찰에서 내건 2조 2000억원이었기에 오버페이 이슈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최소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
MBK파트너스가 경업금지 상황에서 푸르덴셜생명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의 노력 끝에 푸르덴셜생명 가격을 띄우기 위해 경매호가식 입찰 (프레그레시브 딜)을 진행했지만 비재무적 요소 등 모든 면에서 앞서면서 KB금융은 본 입찰가와 큰 차이 없이 인수하게 됐다.
이처럼 우선협상자로 선정 되면 앞으로 본실사를 걸친 뒤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자회사 승인 심사를 거쳐 승인이 되면 최종 인수로 마무리 된다.
다만 지금은 코로나19 시국 속으로 지난 2월 예비입찰 때와 현재 KB금융그룹 입장이 달라 인수자금 마련에 만전을 기할 만큼 시급해질 전망이다.
현재 KB금융 자회사 출자여력인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작년 말 기준 126%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7~8000억원 정도다. 이는 매각액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자본 확충을 위해 자회사 배당이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 “리딩금융그룹이 뭐라고” 주주들 반응 극악으로 … 본격 금융지주 대결 막 열려
문제는 이번 매각을 두고 주주들의 반응은 극악으로 치닫고 있다. 2조원 대를 넘어서서 계약을 한 만큼 승자의 저주를 언급 중이다.
이는 하필 인수시점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와 기업대출 지원 및 대출 부실화 가능성 등으로 자본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기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특히 신한금융그룹과 1·2위를 엎치락뒤치락하는 리딩금융그룹 전쟁이 뭐 그리 중요해 목을 거냐는 반응도 많다. 지난 2019년 연결순이익 기준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의 차이는 917억원으로 주주들은 해당 수치는 은행 영업만으로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게다가 기준금리가 0.75%인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며 주요 생명보험사마다 생존을 담보하기 힘든데 이 시기에 생명보험사를 무리하게 인수에 나서야만 했냐는 비판인 셈이다.
다만 현재 상황은 지난 2월 예비입찰 때엔 없던 상황으로 KB금융그룹 입장에선 본 입찰 상황에서 벌어진 현상을 두고 적잖게 당황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현실적 고민도 반영됐다.
신한금융그룹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합병을 통해 포트폴리오 상 차지하는 비은행 순이익 비중을 보험사 하나만으로 거의 24%대로 유지하게 됐다. 그동안 비은행 계열사에 수많은 자본을 투자해도 힘들었던 비중을 단숨에 끌어올린 것이다.
IFRS17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자본 확충 차원에서 데려간 것이 컸지만 그래도 순이익은 인수한 값만큼 현재 상황에서도 잘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푸르덴셜생명은 오렌지 라이프와 상황이 다르다.
푸르덴셜생명 종신보험 부문 최강자로 군림하면서 생명보험업계를 장악했지만 젊은 인구보다 노령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들어올 돈보다 나갈 돈이 더 많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기존 KB생명에는 없는 영업력을 채운다면 어느 정도 성공이라 하겠으나 GA전성시대 속 푸르덴셜생명 영업력은 예전의 명성을 따라가기엔 한참 부족해 보인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논란을 뒤로하고라도 신한생명과 KB생명이 리딩금융그룹을 끼고 비슷한 체격으로 맞붙게 된 것”이라며 “승자의 저주라는 말처럼 현 상황에서 그렇게 좋지 않으나 금융그룹 안으로 들어간 만큼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을 선도해 나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