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 2~3000억원 안팎대로 싸워 … 동의서도 안 보낸 MBK파트너스 변수되나?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푸르덴셜생명 본 입찰에 결국 MBK파트너스가 다시 출격했다. 신한금융그룹과 경업논쟁에도 아랑곳 않고 출격한 셈인데 정작 발등에 불 떨어진 곳은 KB금융그룹으로 2조 2000억원대로 입찰하려던 꿈이 사라지면서 힘겨운 입찰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어 주목된다.
◇ 코로나19 여파 예상 인수가 확 낮아져 … 美 푸르덴셜그룹 주가↓ 시간 없단 소리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 입찰 관련해 MBK파트너스가 뒤 늦게 들어와 최종 인수 후보를 상대로 경매호가식 입찰(프로그레시브딜)을 진행 중이라고 전해졌다. 이에 따라 최종 결과는 이번 달 중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본 입찰 시작 당시 MBK파트너스가 입찰을 하지 않아 업계에서도 화자가 된 바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뒤늦게 다시 본 입찰에 나서 관전 포인트가 생겨났다. 본 입찰가는 KB금융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2조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예비입찰 당시 2조원 후반대로 입찰을 신청해 매각가로 3조 2000억원대를 부른 푸르덴셜생명그룹에서도 기대감을 한층 올리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입찰가가 내려갔다.
무엇보다 푸르덴셜생명그룹에선 높은 예비입찰가를 써낸 MBK파트너스의 경업금지 기간을 고려해 기간을 정하지 않고 본 입찰을 할 수 있게 배려 아닌 배려로 문을 열어놨던 상황이라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게 확산되면서 미국 푸르덴셜생명 그룹 주가가 폭락하자 푸르덴셜그룹 차원에서 한국 법인 매각에 시간을 끌 수 없다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MBK파트너스이기에 경쟁적으로 2조원 초반대로 진입한 것이지 본입찰에 나선 다른 세 사모펀드는 MBK파트너스와 경쟁한다던 포부와 다르게 1조 5000억원대를 불렀다. 사실상 입찰 포기선언이다. 그만큼 코로나19 이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변화됐단 뜻이다.
답답해진 것은 KB금융그룹이다. 경업금지로 발 묶인 MBK파트너스 참여가 없던 상황에서 최종 2조 2000억원대로 가닥 잡히나 했는데 입찰경쟁을 하게 된 탓이다. 시간이 짧을수록 유리한 상황이기에 지난 2월 윤종규 회장이 오버페이 하지 않겠다 선언한 것도 이 배경이다.
◇ KB금융과 2~3000억원 안팎대로 싸워 … 동의서도 안 보낸 MBK파트너스 변수되나?
그렇다면 최종 인수가는 얼마나 될까? 시장에서는 기존 푸르덴셜생명그룹이 희망했던 3조 2000억원대 보다 한참 못 미친 2조원 중반 대를 바라보고 있다.
제로금리 사태와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보험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생명보험사들의 경영도 힘들어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마저도 오버페이 이슈로 잡힐 지경이다.
그럼에도 자산 가치를 감안해 KB금융그룹도 기존 입찰 금액에서 추가적으로 3000억원대 안팎 입찰 경쟁 중이다. 결국 2조 5000억원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최종 타결 될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푸르덴셜생명그룹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큰 것이 사실이나 오렌지 라이프보다 매력도가 낮은 푸르덴셜생명이 이만한 가격이 불렸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선 고평가 됐단 말이 나온다는 점을 고려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제로금리 사태로 인해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위기가 현실화 될 경우 연쇄적인 위기를 번지지 말란 법도 없어서다. 그렇다면 시장에 알짜보험사 매물들이 나올 수 있다 가정하면 KB금융입장에서는 푸르덴셜생명에만 굳이 목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다만 KB금융그룹은 신한금융그룹에게 뺏긴 리딩금융그룹이라는 타이틀에 목숨을 거는 상황인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기에 MBK파트너스라는 복병이 어떤 변수가 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매형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레시브딜 특성상 돌발 변수가 많아 끝내 KB금융그룹이 MBK파트너스를 제치기 위해 2조 후반 대를 부를 수도 있다.
또 경업금지 조항에 묶인 MBK파트너스가 아직 신한금융그룹에게 동의서조차 발송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최종 입찰은 실패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재등장할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상황이 아니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영업 및 자산운용 차원에서 힘든 한 해를 보내는 상황에서 진행 된 이번 입찰에서 경매식 입찰로 인수 후보자들에 높은 금액을 올리는 데엔 한계가 크다”며 “다만 KB금융 입장에선 비금융 포트폴리오 부분을 채우는 게 급선무이기에 딱히 다른 대안을 찾기도 어려워 일단 막판까지 긴장을 놓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