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예상 외 초강수 전전긍긍 … IFRS17 연기 확 뒤로 밀려날 가능성 높아져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오후 긴급하게 위원회를 소집하고 금리를 0.5%를 내리면서 한 번도 꿈꾸지 않았던 제로금리 시대가 시작됐다.
다만 이 같은 전례 없는 상황에 보험업계는 실적 반등 기대하던 입장에서 수익 급감을 다시 걱정할 처지로 내몰린 만큼 추후 대응에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 책임지지도 못할 트럼프 말에 따라간 미 연준 … 후폭풍 보고도 조치한 금통위
17일 보험업계 따르면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0.5% 금리를 내려 0.75%로 결정되면서 그동안 우려했던 제로금리 시대로 진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금리 인하를 급하게 하게 된 배경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미 연준 의장을 종용한 것이 컸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0.5%만 금리를 내린 파월에게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압박하자 파월은 급히 0.5%를 다시 내려 0%대 기준 금리를 만들었다.
문제는 한 차례 미 연준이 0.5% 금리를 내릴 때 시장이 공포에 반응해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는 점이다. 사실 그 때 멈췄어야 했으나 또 다시 급히 내리면서 공포와 위기는 현실화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시간 16일 오후 3시 20분에 급히 미 트럼프 대통령이 놀라 기자회견을 했으나 뉴욕지수의 낙폭을 더 키운 결과를 낳게 됐다. 결과적으로 금리인하 카드는 미 경기에 대한 우려만 증폭 시켰고 내부적으로 통화정책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이 날 다우지수는 12.9%, 나스닥은 12.3% S&P500은 11.9%나 추락해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한국도 비슷하다. 이미 한차례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른 쇼크를 지켜봤으면 고민을 할 법 했으나 아직도 미 금리 역전 공포를 못 이기는 판단을 하면서 결국 국내 증시도 17일 종가기준 1672.44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날 대비 42.42 포인트가 줄었다.
이번 미국 發 금리인하가 대내외적으로 반발이 크게 일어나는 원인은 미국 내부에서도 더는 중앙은행에서 내세울 반전 카드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사태 당시 기준 금리가 지금보다 높아 중앙은행에서도 충분히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를 낼 수 있었으나 현재는 겨우 1% 대 수준이라 0.5% 내려봤자 해법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 보험업계 예상 외 초강수 전전긍긍 … IFRS17 연기 확 뒤로 밀려날 가능성 높아져
보험업계 입장에서 제로금리는 처음이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 일본이나 대만 등 몇몇 국가들은 제로금리를 경험한 입장에서 해당 사항은 처음이 아니거나 아예 마이너스 금리인 탓에 피해를 어느 정도 예상하는 작은 파도 수준이나 국내 보험사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미 생명보험사의 경우 과거 고금리로 팔았던 저축보험에 따른 후폭풍으로 이차역마진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도 그렇지만 해외 투자방향을 돌려 대처하려는 것도 전 세계 증시가 대폭락을 기록하며 위기가 부각되면서 대응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여기다 수익급감에 여러 보험사들이 채권 매각으로 간간히 투자영업수익을 내며 버텼다면 올해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워 당기순이익의 급감이 예상되는데다 환헤지 비용 증가로 해외투자 수익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17일 밤 IASB에서 IFRS17을 2023년으로 1년 더 연장을 논의할 것이지만 사실상 확정으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며 금융위원회는 예정이율을 변경하는 보험상품 개정도 오는 4월이 아닌 2개월 밀린 6월로 연기를 검토하는 상황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 공포가 확대되기 전엔 손보업계에선 신규 계약을 받지 않아서 사업비가 감소되는 긍정적 효과가 날 것이라고 봤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대면영업에 대한 공포로 번지면서 자칫 보험 영업 전반적으로 디지털 보험으로 전환 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값싸게 디지털 보험으로 가입하며 간편성을 입증할수록 대면 영업에 대한 필요성이 줄면서 기존 GA를 중심으로 했던 영업기반이 플렛폼 업체를 중심으로 빼앗기게 돼 새로운 보험업계 위기가 몰려 올 수도 있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업종의 고질적인 이차역마진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라며 “현재 기준금리 인하가 글로벌 경기 둔화를 동반하는 상황을 상기할 필요가 있는 만큼 올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보단 내년 상반기를 기대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답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