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 나이롱 환자 감소 ... 손보사 유리한 환경 기대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미 연준이 코로나19 사태에 대비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5% 인하하자 보험업계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은도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실질적 제로금리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험업계 최대 관심사인 해외투자한도를 현행 30%에서 50%를 늘리도록 하는 법안이 정무위 소위를 통과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오는 27일 전체회의가 취소되면서 법안 통과는 결국 좌절됐다. 하지만 해외투자한도 확대 좌절이 손보사만 웃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 음주운전 사고 부담 강화·보험료 차등제 도입 … 손보사 유리한 제도적 개선 이어져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에서 통과 된 해외자산운용한도를 50%까지 늘리는 법안이 결국 통과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와 총선 여파로 결국 오는 27일 예정 된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생보업계는 당장 저금리와 규제에 맞서야 하는 형국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저금리도 해외자산운용 한도도 모두 좌절됐다. 결국 국내도 해외도 기댈만한 구석이 사라진 셈이다.
그러나 손보업계는 전혀 다른 전개가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말 손보사들에게 정책 당국이 실손보험 및 자동차보험 요율 인상 억제하면서 당장 손해율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 된 탓이다.
특히 해당 상품들은 국민 보험의 성격을 지니거나 의무보험이기에 수익성만을 중심으로 요율을 조정하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손해율 상승 주요인이 대부분 과잉 진료 등 모럴해저드로부터 창출됐는데 소폭에 그친 요율 인상은 업계로서 납득하기는 힘든 부분이었다.
그래서 2020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통해 금융당국은 자동차·실손 보험 등 실생활 밀접 금융상품의 구조 개선을 포함하면서 손보사들을 달래기 시작했다.
이번에 규제가 개선 될 부분은 실손보험에선 ▲ 보험료 차등제 도입 ▲ 보장 범위 및 자기부담률 등의 구조적인 개편이 진행된다.
자동차보험은 상반기 중 ▲ 음주운전 사고 부담 강화 ▲ 이륜차 자기 부담 특약 도입 ▲ 고가 수리비 자동차의 보험료 할증 강화 ▲ 대인 배당 기준 개선 및 보험금 지급 합리성 제고 ▲ 자율자동차를 위한 보험 상품 개발이 추진된다.
앞 개선안들이 모두 적용되면 보험금 지급액 증가에 발맞춘 기본 요율 인상이 아닌 합리적인 보험료 차등화 정책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어 손해율 개선은 한층 더 기대가 높아지게 만들고 있다.
◇ 코로나19 통한 나이롱 환자 감소 통계로도 집계 … 규제 막힌 생보사 대신 손보사 유리
아무리 규제가 개선된다 해도 최소 적용까진 1년이 걸릴 예정이라 손보업계가 당장 크게 체감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손보사들에겐 당장 코로나19 확산에 개인위생 경각심 확대 및 외부 활동 자제, 병원 내원 회피 현상으로 손해율 및 사업비율 개선되고 있다.
사회적 재난은 맞지만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청구할 만한 인원이 감소하면서 개선 세를 만들어 가고 있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손해율 악화 주범인 나일롱 환자들의 보험 청구가 줄어드는 점이 그렇다.
특히 대면 영업에 대한 선호도 축소로 GA채널의 과도한 신계약 판매도 줄고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 장기위험손해율과 자동차손해율은 약 6개월 간 의미 있는 개선세를 보인 만큼 이번에도 그에 버금가는 모습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이후 청구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업계 전반적 트렌드를 반영하기는 이르다.
다만 D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 2월 21일까지 파악된 코로나19에 따른 장기위험손해율 개선 효과는 약 4~5% 수준이며 현대해상도 주말 자동차 사고 건수가 약 1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숫자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는 동안 손해율 개선은 지속 될 전망이다. 그래서 장기위험보험료와 자동차보험료의 매출 비중, 그리고 사업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2위권 사들이 체감할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한금융투자 임희연 애널리스트는 “작년 과도하게 시현했던 채권 매각이익의 역기저효과로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의 증익 폭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며 “다만 올해는 보험영업 손익의 개선에 따라 채권 매각을 줄일 수 있어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어 “보험금 증가를 억제시켜 제한적 보험료 인상 기조가 유지되는 한 안정적인 손해율 흐름을 기대해볼 만한 제도 보완이 나올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대에 따라 주요 펀더멘털 지표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생명보험 업종보단 손해보험 업종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