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투자(PI),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분야 등 각각 전문성 강화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신영증권 교보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기반 구축

[FE금융경제신문= 정보금 기자] 증권업계에 각자 대표 체제로의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자기자본투자(PI),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분야 등 각각 전문성을 강화해 최근 IB부문이 흔들리는 등 불확실성 높아지는 영업환경에 대한 대비책으로 관측된다.
교보증권은 지난 5일 박봉권 전 교보생명 부사장을 사장으로 새롭게 선임했다. 박 사장은 경영지원 및 WM 부문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그동안 교보증권을 이끌어온 김해준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 대표이사는 향후 박 사장이 맡고 있는 경영지원과 WM 분야를 제외한 IB부문, 구조화투자금융부문 등 전 전 부문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롭게 출범하는 카카오페이증권은 각자대표 체제를 선택했다. 전체 경영 총괄 및 신설된 리테일 사업부문은 새로 선임된 김대홍 대표가 맡았고 기업금융 사업부문은 윤기정 대표가 연임됐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온라인 증권사 업계 1위를 달성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신영증권 등은 올 한해도 현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부회장 체제가 2016년 이후 계속 지속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경영혁신·글로벌·디지털 분야를 맡고 조 부회장은 IB·트레이딩·홀세일 등을 담당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1.95% 증가한 727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43.66% 증가한 6637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최 부회장과 조 부회장의 임기가 다음달 종료되지만 지난해 미래에셋대우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어렵지 않게 연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은 2017년부터 전병조 대표와 윤경은 대표 체제를 운영해왔으며 지난해부터는 박정림 김성현 사장이 각각 WM과 IB 분야를 나눠 담당하는 등 각자 대표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신영증권도 2017년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원종석 대표는 그룹 내 중장기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신요환 사장이 증권업을 담당하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각자 대표 체제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각자 대표 체제는 맡은 분야에 대한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의사 결정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IB, WM, 해외사업 등 전문 분야에 강점이 있는 대표가 회사를 진두지휘하며 빠른 결정을 내려주면 불확실성이 높아진 영업환경에서도 경쟁력 확보가 더 수월하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는 "두명의 CEO가 합의를 해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공동대표와는 달리 각자 대표는 맡은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증권사의 사업이 세분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지휘하는 대표도 전문성이 필요하다. 향후 각자 대표 체제를 선택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정보금 기자 nj0410129@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