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기업은행장 임명 늦어지면서 임상현 전무 직무대행체제 가동
차기 은행장으로 반장식·윤종원 등 거론...기업은행 노조 "두 사람은 똑같은 낙하산"

[FE금융경제신문= 정성화 기자] 지난 3년간 기업은행을 이끌어온 김도진 행장이 27일을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또한, 차기 기업은행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당분간 기업은행은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이사)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김도진 행장은 지난 27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35년간 단 하루도, IBK인이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고 살아왔다"며 "25대 은행장으로 임명된 것은 IBK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고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2016년 12월 제25대 기업은행장으로 취임한 김도진 행장은 역대 네 번째 내부 출신 인사다. 최근 10년간 기업은행장은 모두 내부인사로 김도진 행장은 1985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30년 이상 근무, 24대 권선주 前 행장도 1978년 입행해 약 40년을 기업은행에서 근무했다. 23대 조준희 前 행장 역시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한 내부인사이다.
김도진 행장은 현장 경영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취임 직후 내걸었던 '임기 내 전 영업점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취임 초부터 영업점을 찾기 시작한 김 행장은 지난달 19일 군산산단지점을 마지막으로 국내외 691개 모든 점포를 방문했다. 김 행장이 3년 동안 만난 직원은 총 1만2478명, 영업점 방문을 위해 이동한 거리는 12만5024㎞다. 지구 세 바퀴를 넘게 돈 셈이다.
이날 떠나는 자리에서도 김 행장은 현장을 강요했다. 김 행장은 "저의 지난 3년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단어는 바로 '현장'이었다"며 "아랫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업무는 많지만 진짜 목소리를 듣는 일 만큼은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새 기업은행장 선임이 미뤄지면서 당분간은 임상현 전무가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에서 기업은행장 선임절차가 미뤄지고 있는 까닭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 제26조에 따라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에 김도진 행장이 임기 마지막 날인 27일까지 후임이 정해지지 않으면 기업은행은 28일 오전 0시부터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이사)의 직무대행 체제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 거론되는 후임 기업은행장으로는 관료출신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장식 전 수석은 행시 21회 출신으로 기획예산처 예산실, 재정기획실, 재정운용실을 거쳐 지난 2007년 기획예산처 차관을 지냈다.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일자리 수석을 역임했다.
또한, 한국경제 27일 보도에 따르면 동시에 윤종원 전 수석이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금융업계를 관리·감독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 동창이자 행정고시 27회 동기다. 유력 후보로 거론된 반장식 전 수석보다 행시 6기수 후배다.
하지만, 하마평에 오르는 두 명 모두에 대해 기업은행 노조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IBK기업은행지부는 김도진 기업은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27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함량미달 낙하산 반대 전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청와대가 기업은행장으로 내정한 반장식 前 청와대 일자리 수석의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대신 고려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아울러, "기업은행 임직원 입장에서 두 사람은 똑같은 낙하산일 뿐"이라며 "이제는 관료들이 모피아(재무부 출신 관료+마피아) 근성을 버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성화 기자 jsh1220@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