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아듀 2019!] 치매보험으로 시작했다 저금리로 끝났다
[생보업계, 아듀 2019!] 치매보험으로 시작했다 저금리로 끝났다
  • 장인성 기자
  • 승인 2019.12.3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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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상품으로 떠오른 간병비·치매보험 … 당국 규제로 단기 흥행
2차례 연속 금리 인하로 역마진 증가 … 이익 올리기도 어려워

[FE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2019년 다사다난했던 생명보험업계는 작년부터 예상했던 업황부진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던 상황에서 갑작스런 저금리 여파로 역마진 문제까지 겹쳐 눈앞이 아득해지는 일이 잦았던 한 해로 추억 될 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흘러가는 생명보험업계 이슈 3가지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과제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 경증치매까지 보장한다며 대박 됐던 치매보험 … 불완전판매 논란에 사그라져

첫 번째 이슈는 연 초부터 생명보험업계에서 화자 됐던 치매보험이다. 작년 하반기 간병비 보험이 알음알음 퍼지더니 올해부터 국가 치매 안심센터까지 운영되면서 이슈가 치매보험으로 쏠리게 됐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등등 굵직한 대형보험사부터 중소형 보험사 가리지 않고 출시됐고 그만큼 또 팔렸다. 문제는 이렇게 과열되며 팔려나가자 보험사들은 보장 범위를 보다 확대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중증치매환자 위주 간병비를 보장하며 팔렸던 보험이 경증과 중증의 중간이 중등도 치매보험에서 더 나아가 경증치매까지 보장한다는 상품이 잇따라 출시 된 것이다. 경증치매는 간단한 진단과 의사 소견만으로도 정해지는 만큼 보험사기 우려가 덩달아 증가했다.

당연히 탈이 났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치매 보험 판매 열풍이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시그널들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와중 경증치매보험을 앞장 서 판매했던 메리츠화재의 치매보험을 재보험사가 인수거부 하는 사태까지 터졌다.

당시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강경한 소비자보호 정책에서 불완전판매 근절 이슈까지 겹쳤고 끝내 보장범위를 변경한 상품을 내놔야 했다. 그러나 보장범위가 달라지기 전까지 절판마케팅까지 벌이면서 판매에 열을 올린 덕분에 어려운 보험업계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 중 하나가 됐다.

두 번째 이슈는 4년 만에 부활한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였다. 상반기 내내 삼성생명이 첫 타자가 될 것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으나 즉시연금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인 삼성생명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논란이 커지자 한화생명이 첫 타자로 지목됐다.

물론 같은 이슈로 논란이 돼 재판까지 진행 중인 한화생명 입장에서는 대체로 예상했다는 반응이면서도 첫 타자라는 점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별 내용 없이 종료된 뒤 금감원의 원래 목적이었던 삼성생명을 하반기 종합검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문제 말고도 금융감독원의 지급권고도 무시하며 보험금을 주지 않아 문제를 키운 암 보험금 미지급 문제까지 겹쳐 소비자 비판이 계속해 이어지자 금융감독원에선 이번에 반드시 검사 대상에 넣어야만 하기도 했다.

이러한 영향인지 최근 금융감독원의 종합검사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삼성생명은 보험금 지급율을 올려 논란을 피하는 모습이 포착 돼 눈길이 모아지기도 했다.

◇ 2차례 연속 금리 인하로 역마진 증가 … 자산운용도 어려워 손익 급락 고전

마지막 이슈는 저금리 속 이차역마진으로 고통 받게 된 생명보험사들이다. 작년부터 이어지는 미·중 무역전쟁이 크게 격화되자 미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를 간간히 내비쳤다.  동시에 한국 경제성장률도 추락한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한국은행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인하했다. 

이에 1.75%였던 기준 금리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1.25로 다시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제로금리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초 저금리시기 도산 했던 일본 보험사들의 사례를 비교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입장에선 한국이 본격적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이자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고착화되면서 내수시장에 민감한 보험업계의 피해도 커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특히 2000년대 초반 고금리확정형으로 팔았던 저축성 보험 상품에 대한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자산운용 수익마저 급락하면서 생명보험업계는 이차역마진이 급격하게 늘어 고전은 면치 못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자산을 팔아 실적을 방어하거나 더 이상 국내 시장의 성장성에 목맬 수 없어 매각에 나서는 곳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해당 문제가 올해를 끝으로 사라질 것이 아닌 내년엔 더 심각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에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들의 이익은 다른 게 아니라 자산운용 수익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는데 자산운용 수익은 감소하고 나가야 될 돈은 많아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대형 금융지주사를 제외한 보험사들의 매물이 쏟아져 나올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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