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출사표 던진 여신금융협회, 낙하산 ‘주의보’
10명 출사표 던진 여신금융협회, 낙하산 ‘주의보’
  • 권이향 기자
  • 승인 2019.05.29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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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쌓여 있지만 ‘낙하산’ 개입정황에 업계 분위기 뒤숭숭
카드노조 “정부 정책의 부당함에 맞설 수 있는 인사 필요”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가뜩이나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한 카드업계가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자리를 놓고 뜻하지 않은 갈등을 빚고 있다. 차기 협회장 자리를 놓고 10명이나 출사표를 던지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지만, ‘관피아’ 낙하선 인선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다음달 7일 예정된 여신금융협회장을 놓고 10명이 넘는 후보자가 도전장을 냈다. 이들 중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최규연 조달청장 및 이기연 전 금감원 부원장보 총 4명이 관료출신이다.

민간 출신으로는 정수진, 정해봉 전 하나카드 사장, 고태순 전 NH농협캐피탈 사장, 이상진 전 IBK캐피탈 사장,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가 후보로 등판했다. 여기에 이명식 상명대 교수(신용카드학회장)도 깜짝 등장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역대 회장 가운데 대다수가 관료 출신인 만큼, 예전부터 여신금융협회장은 민간 출신보다 관료 출신이 우세했지만 올해 초 가맹점 수수료 산정 과정에서 카드사의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못하면서 협회 무용론까지 나와 이번에는 출신보다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최근 모 후보가 청와대에 줄이 있다는 소문부터, 금융당국이 여신금융협회장 적임자를 추려 사장단에게 전달했다는 등 ‘낙하산’ 개입 정황까지 다룬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업계 분위기는 뒤숭숭해졌다.

결국 카드노조는 차기 협회장에 정부의 영향력이 직·간접적으로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는 반대한다”고 외치며 투쟁에 나섰다.

28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까지 관료출신 협회장이 여신금융협회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2중대로 만들었을 뿐”이라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여신금융업에 전문성이 있고, 현 정부 정책의 부당함에 맞설 수 있는 인사가 협회장으로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현정 사무금융노조위원장은 “차기 협회장은 카드수수료 관련 정부 정책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응논리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통해 입법기관과 유관 행정기관을 설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신금융협회 노조 관계자는 “차기 협회장은 출신에 관계없이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하며, 업계를 위해 정부 당국과 회원사 사이에서 노력하며 협회 직원들과 함께 회원사의 지속가능한 수익을 창출하고 여신전문금융업의 미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다만 민간 출신이라고 해, 능력과 자격이 부족한 인물이 3년간 협회장으로서 우리 업계와 협회를 대표하는 것도 반대”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유력한 후보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입김도 없기 때문에 이전 선거와는 달리 10명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고 분석했지만, 4억원 안팎의 ‘고액연봉’도 협회장 선거 열기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리스·할부금융사, 신기술금융사 등 총 96곳의 회원사를 가지고 있는 여신금융협회는 5대 금융 관련 협회로 과거에 비해 위상이 높아졌다”며 “다른 협회보다 고연봉인 대신 업무량과 부담은 적어 (선거)경쟁률이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11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무위 소속 정태옥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신협회장의 연봉(4억원)은 은행연합회장(7억3500만원), 금융투자협회장(6억원) 뒤를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국내 카드사 국내 카드사 8곳 CEO(최고경영자) 가운데에도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24억4600만원)이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22억5700만원)을 제외하면 웬만한 카드사 사장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가맹점 수수료 문제 해결부터 레버리지 비율 확대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협회장 자리를 3년 동안 부담 없이 고연봉을 누릴 수 있는 자리 또는 고위직으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취급 하는 현실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한편, 15개 여신금융협회 회원 이사 등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해당 후보군들을 대상으로 오는 30일 1차 회의가 개최돼, 3명 이내의 후보로 최종후보자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내달 7일까지 회추위는 2차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를 투표로 결정한다.

권이향 기자  kehcl@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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