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수료율 인하 아직 다 반영 안 돼…다음달 100만 고객 코스트코 계약도 종료

[FE금융경제신문=권이향 기자]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악재에도 삼성카드가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다만 저마진 사업 축소 및 다음달 계약종료를 앞둔 코스트코 관련 매출 축소 부담 등으로 업황개선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03억원으로 작년과 견줘 7.9% 증가했다. 매출액은 8810억원으로 4.3% 상승했지만,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4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업계1위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2.2% 줄어든 1220억원에 그치고 우리카드(-38.9%)와 하나카드(-28.4%)의 당기순이익도 급감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업계 성장이 정체된 상황을 고려한다면 삼성카드는 선방한 셈이다.
고무적인 점은 삼성카드가 당사(981억원) 및 국내 증권사 전망치(868억원)보다 상회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일회성요인으로 반영된 대손충당금 환입과 투자 상생 협력 촉진에 따른 법인세가 85억원 환급되는 등 예상치 못한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배주주 순이익은 1033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작 년 동기 대비 77억원 감소한 수준이지만, 르노삼성 배당금이 3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억원 감소했기 때문에 실제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전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개인 신판 성장률은 전년 대비 5.7%로 양호하며 시장 점유율도 17.6%로 전분기 대비 약 0.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개인 신판 취급고 증가 등 양호한 성장으로 인해 영업 수익률도 15.9%로 지난해 1분기(15.2%) 대비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시중금리 하락영향으로 삼성카드의 신규 차입금리가 2.16%까지 하락하며 작년 4분기부터 총 차입금리(2.45%)를 하회하고 있어 향후 추가 금융비용 감소도 기대되고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하락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낮아져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일부 완화시켜줄 것”이라며 “우량고객 중심 포트폴리오 개편과 프로모션 축소 등으로 성장 여력은 다소 낮아지겠으나 비용 절감이 동반되고 있어 수익성에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1분기 실적에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일부 반영돼 향후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삼성카드의 이익감소 파장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작년 11월 정부가 발표한 ‘카드 수수료 종합 개편 방안’은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을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연 매출이 5억 초과∼10억원 이하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종전 2.05%에서 1.4%로 0.65%포인트 하락했다. 10억∼30억원 매출가맹점의 수수료율은 0.61%포인트 낮아진 1.6%다.
이 같은 카드수수료율 인하는 지난 2월부터 적용되기 시작해 이번 1분기에는 2~3월 두 달 치만 반영됐다. 이 때문에 수수료율 인하가 온전히 반영될 2분기부터는 전반적으로 수수료 수익이 감소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환급 문제와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대출을 확대하면서 삼성카드도 카드대출 리스크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게 됐다.
삼성카드의 경우 카드론 이용 금액은 전년(6조4782억원)보다 8000억원 가량 증가한 7조2798억원으로 조사됐다. 현재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1.28%로 하나카드(1.68%)와 신한카드(1.3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악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8년 간 삼성카드가 독점 계약한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의 제휴가 다음 달 중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코스트코로부터 최소 25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돼, 삼성카드가 바로 코스트코의 빈자리를 메꾸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 대비 신판사업자산 성장(전년분기 대비 3.1%, 지난 분기 대비 0.1%)이 크지 않은 가운데 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신판사업수익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 된다”며 “5월 계약종료에 따른 코스트코 관련 매출축소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카드수수료율 재산정에 따른 올해 추가 인하 등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이익감소가 불가피하지만 마케팅비 절감으로 일부 상쇄는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오는 2020년까지 이익개선이 쉽지 않아 올해 순이익은 3438억원에서 3390억원으로 소폭 하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이향 기자 kehcl@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