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3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5일에는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주주총회를 열고 최고경영자를 선임했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회장과 은행장들은 어수선했던 조직 기강을 다잡고 영업 강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민영화를,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세계적인 은행을,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빠른 시일 내 외환은행 인수 마무리 등을 각각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한동우 회장 내정자의 신규 선임 안건을 의결했으며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주총에서 한동우 회장은 그룹을 대표해 최근의 불미스런 사태에 대한 사과와 함께 사과로부터 새로 출발할 것이라며 지난 신한 내분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어 신한금융 본래의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라며, 조직개편 등을 통해 신한금융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지배구조와 승계시스템 재정비를 위해 내부 직원과 전문 컨설턴트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분파주의가 생기지 않도록 성과에 기반한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그룹 운영체계 구축에 소홀했던 것 같다. 신한문화를 되살리고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특히 스마트폰뱅킹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금융 분야 서비스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아시아 지역 등에서 글로벌 활동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며 해외시장 진출의 뜻을 내비쳤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지난달 24일 주총에서 이순우 전 수석부행장을 우리은행장으로 선임했으며, 다음날인 25일 우리금융지주는 우리금융그룹 대표이사 회장으로 이팔성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은행장 교체를 계기로 금융지주와 은행 간 파트너십을 구축해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제일, 현장경영, 정도영업, 글로컬라이제이션, 리스크 및 자산 클린화를 내용으로 하는 5대 경영 키워드를 발표했다.
이 행장은 고객의 이익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한다며 전 직원이 영업 마인드로 무장된 강력한 영업 조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세계화와 현지화를 동시에 진행해야한다며 필요시 현지 은행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리스크 관리와 자산 클린화를 위해 올해는 부실 자산의 신속한 매각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자산 클린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주총에서 작년에 마무리 짓지 못한 민영화를 조속히 해결하고 경영혁신과 내실경영을 추진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상업은행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면서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부 소유 금융회사로 분류돼 영업 경쟁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며 민영화 추진에 매진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KB금융지주 역시 주총를 열어 임영록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과 대주주인 ING측 본 릭터 ING은행 아시아 회장(CEO)은 기타 비상임이사로 선임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국민은행을 세계적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량 중소기업과 대기업, 기관고객을 대상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올해 경영전략방향은 고객가치에 기반한 내실 성장 추구라며 은행에 비해 취약한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 서민금융과 스마트 금융, 녹색 성장 부문 등 신규수익원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 영업실적과 관련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기필코 2007년 수준으로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주총을 열어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을 공식화했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과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하나금융 주요 계열사의 기존 경영진 역시 모두 연임됐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현재 시급한 현안인 외환은행 인수 작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외환은행 인수 안건을 승인해주기만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그룹 내에서 가장 취약한 보험부문을 육성하기 위한 보험사 인수합병(M&A)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최고경영자가 교체되면서 업계 간 빅뱅이 예상된다며 서로가 공정한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lny@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