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SC제일은행은 전국의 영업점 27곳을 폐쇄하고 인근 영업점과 통합하는 방안을 각 지점에 공지했다.
하지만 최근 폐쇄하기로 결정한 27개 지점(출장소 포함) 중 병원, 관공서, 학교 등 공익 서비스 차원에서 운영해온 공익형 점포가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형 점포는 일반은행 점포와 달리 이윤추구보다는 사회적 약자·금융취약계층, 일반 소상공인 등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공익 실현 목적으로 문을 연 곳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투자대비 수익성이 너무 낮아 폐쇄를 감행한다면 SC제일은행이 서민 금융을 위한 공익 서비스는 뒤로한 채, 돈벌이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세간의 따가운 눈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기존부터 채널다각화 작업을 추진해 온 것으로 이번 결정은 비용절감과는 무관하다”며 “소매고객의 니즈의 변화로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등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SC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은 점포 통폐합 판단 기준으로 비용수익비율(CIR)을 제시했지만, 은행 전체 평균치보다도 비용이 적게 든 영업점도 폐쇄결정이 난 곳이 있다”며 “기준과 원칙이 없는 폐쇄라”고 지적했다.
또, 재작년 말 취임한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이 ‘2년간 한국에 1억달러를 투자해 6개월마다 25개의 신규 지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는데 폐쇄 지점이 생긴다는 건 정책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SC제일은행은 여기에 이어 보유 부동산을 계속 매각중이다.
2008년 이후 3년간 서울 지점 수십 곳까지 지속적으로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 기간 중 매각된 부동산은 총 35건, 3003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서울 잠실 전산센터를 4000억원에 매각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대규모 부동산 매각자금 용도에 의문을 품은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은 SC제일은행 측에 자금의 사용처와 명세를 요구했지만, 전산센터에 투자했다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 구제척인 답변은 없었다.
SC제일은행 노조관계자는 “SC제일은행에서는 전산센터에 투자했다고 하지만 그동안의 기록을 봐도 투자는 일절 이뤄진 게 없다”며 “투자를 했다면 어떻게 지난 국정감사에서 전산시스템 지적을 받았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의 2010년 당기순이익 3224억원을 기록해 2009년에 대비 25% 감소했고 국내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정상미 기자 jsm@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