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 국내 1위 암호화계 거래사이트 '빗썸' 인수한 까닭
BK, 국내 1위 암호화계 거래사이트 '빗썸' 인수한 까닭
  • 이도희 기자
  • 승인 2018.10.22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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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은 블록체인 최고의 브랜드...성장가능성 무궁무진"
빗썸의 경쟁 거래소 바이낸스·업비트 시너지 효과 기대
싱가포르 기반 BK글로벌컨소시엄 김병건 회장...그는 누구?
ICO 본격화·블록체인 기술 개발 더욱 속도 낼 계획 밝혀

[FE금융경제신문=이도희 기자]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 주인이 바뀌었다. 싱가포르 기반 BK글로벌컨소시엄이 4000억원에 빗썸 최대 주주 비티씨홀딩스의 과반수 지분을 확보했다.

한국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Bithumb)이 'BK글로벌 컨소시엄(BK Global Consortium)'에 매각된 것은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 시장 합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경쟁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 업비트(Upbit)와 싱가포르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지난 12일 국내 최대 규모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빗썸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BK메디컬그룹(BK Medical Group)의 모기업인 BK글로벌컨소시엄에 매각됐다. BK글로벌컨소시엄은 빗썸 운영사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최대주주인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0%+1주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은 3억5천만 달러로 알려졌다.


◇ "빗썸은 블록체인 최고의 브랜드...성장가능성 무궁무진"

"빗썸은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고 앞으로 좋아질 것밖에 없는 회사입니다. 블록체인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지만 저는 긍정적인 미래를 믿습니다. 그중 빗썸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아 인수를 결정했습니다."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55)은 한 언론매체 인터뷰에서 "빗썸은 블록체인 최고의 브랜드"라며 '블록체인 업계의 삼성전자'에 비유했다. 이날 김 회장은 빗썸 브랜드를 활용해 거래소뿐 아니라 다양한 블록체인, 암호화폐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빗썸 사용자가 갑자기 늘어 성장통을 겪을 수 있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죠. 우선 한국 너머 전 세계 10여개국으로 거래소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탈중앙화 거래소의 성공적인 정착이 매우 중요하죠. 최종적으로 빗썸이 미래의 금융기관이 될 것이라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거래소 이외 블록체인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주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빗썸 내부에 다양한 부문 여러 전문가가 포진해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과거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자금 조달이 부족했거나 실제로 결실을 맺을 때까지 버티지 못해 무너진 경우가 많았는데, 빗썸이 이들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빗썸 경영 방식과 주주 구성 등이 투명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빗썸 대표를 맡을 생각이 없고 빗썸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주회사 격인 비티씨홀딩스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현재 두 회사 경영진을 신뢰하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얘기다.


◇ 빗썸의 경쟁 거래소 바이낸스·업비트 시너지 효과 기대

암호화폐 전문매체 CCN은 "빗썸은 수천만 달러의 사용자 자금 손실을 초래한 세 건의 중대한 보안 침해에도 불구하고 업비트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지배적인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으로서 지위를 확보해 왔다"면서 "한국 투자자들은 BK의 빗썸 인수로 빗썸의 보안, 내부 시스템 관리 및 투자자 보호 개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를 통해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이 합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의 주요 거래소들은 대기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이들 대기업들은 그들의 네임밸류와 브랜드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 보안 및 투자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 업비트는 두나무, 코빗(Korbit)은 150억 달러 규모의 넥슨이 운영하고 있다.

한편 빗썸의 경쟁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업비트는 최근 싱가포르의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9월 바이낸스는 싱가포르에 암호화폐-법정화폐 거래소를 론칭한다고 발표했고,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이달 내로 싱가포르에 '업비트 싱가포르' 거래사이트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에 CCN은 "BK와 싱가포르 시장의 긴밀한 연관성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빗썸이 향후 수개월 내에 싱가포르로 서비스를 확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싱가포르 기반 BK글로벌컨소시엄 김병건 회장...그는 누구?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을 인수한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55)은 세계 최고 거래소를 10여개국 각지에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김 회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BK글로벌컨소시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김병건 회장의 BK메디컬그룹이 주축이다. 한국 주주는 BK메디컬그룹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해외 주주로 구성됐다. 싱가포르, 홍콩, 런던 등에서 블록체인 분야에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것이 김 회장 얘기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온오프라인통합(O2O) 사업을 하는 회사가 포함됐다. 재무적 투자 지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 컨소시엄 구성은 일단락됐지만 좋은 잠재 파트너가 있다면 종전 투자 의향을 밝힌 파트너를 설득해 작은 규모로 추가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김병건 회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 경성고와 서울대 의과대를 거쳤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울대병원에서 성형외과 전공의로 근무하다 1995년 '김병건성형외과'를 개원했다. 2000년 병원을 확장하며 'BK성형외과'로 이름을 바꿨다. 2007년 당시 BK성형외과와 업계 1, 2위를 다투던 '동양성형외과'를 합병한 뒤 국내 최고 성형외과로 올라섰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앞장섰다. 싱가포르에 BK메디컬그룹을 세우고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성형 한류' 열풍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도 각각 성형외과 전문의 면허를 취득하고 각 국가에 분원을 내는 등 활발한 의료 사업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병원 고객, 메디컬 서비스 관계 회사 등과 하나둘 인연을 맺으며 자연스레 고급 현지 인맥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그 덕에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BK메디컬그룹은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에서 성형외과, 자산관리 투자 기업, IT 기업 등을 운영 중이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 영주권자로 싱가포르에 대부분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4000억원대 컨소시엄을 단기간 내 구성한 것도 이런 김 회장의 행보 덕분이다.

김 회장은 BK성형외과를 창립한 의사지만 사업가이자 투자의 귀재로 더 잘 알려졌다. 그가 증권가에서 첫 유명세를 탄 시점은 2004년 코스닥 상장사 비트컴퓨터 투자로 높은 수익을 거두면서부터다. 김 회장은 당시 700원대까지 내려간 비트컴퓨터 주식을 대거 매수한 뒤 다음 해 2000원대까지 급등하자 즉각 매각해 20여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 업체 휴젤 투자 성공 사례는 그를 '투자의 신' 반열에 올려놨다. 2007년 1억3000만원에 매입했던 휴젤 주식가치는 10만배 이상 뛰어 16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휴젤의 주요 주주기도 하다. 그는 "투자의 귀재라는 표현은 부끄럽다"며 "BK성형외과 의사들이 휴젤을 만들었고 장래성이 있어 투자했을 뿐"이라고 했다.


◇ ICO 본격화·블록체인 기술 개발 더욱 속도 낼 계획 밝혀

김 회장이 블록체인에 관심을 둔 시점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싱가포르에서 블록체인을 처음으로 접한 김 회장은 새로운 혁신을 이끌 미래 유망 기술로 생각했다. 지난해 5월 국내 최초 블록체인 암호화폐 ICO 최대 투자자로 나서면서 블록체인 업계에서 '김병건'이라는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투자는 지난해부터다. 싱가포르에 블록체인 기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ICO플랫폼’을 세웠다. 이를 통해 국제 암호화폐 거래소로 기업고객 암호화폐를 상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번 빗썸 인수로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

ICO플랫폼은 스타트업 등이 암호화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을 펼쳐왔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ICO플랫폼의 암호화폐인 '아이클라우드코인(ICC)'을 받는다. 이를 활용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ICO플랫폼은 이외 스타트업 발굴·벤처 투자, 초기 성장 지원(액셀러레이팅),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올해 2월에는 핀테크 솔루션 업체 '핑거'에 800만달러를 투자해 대주주로 올라섰다. 보유 지분에 대한 의결권은 모두 핑거 경영진에 위임해 전문 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김 회장은 이번 빗썸 인수로 기존 사업인 ICO를 본격화하고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투명한 기술이 블록체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을 할 수 없는 투명한 시스템이죠. 그런데 거짓말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블록체인 업계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향후 빗썸을 투명하게 운영해 이런 의혹을 불식하겠습니다. 금융과 메디컬은 물론 일상생활 속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꼭 필요한 기술로 인식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이도희 기자  dohee@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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