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연금 시장이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29조1492억원으로 2009년 말(14조248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으며,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 9만4455개(도입률 6.6%)에 가입근로자 수는 239만3934명(27.4%)에 달했다.
금융권역별로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은 은행이 14조4633억원으로 49.6%를 차지했으며, 생보사가 7조5959억원(26.1%), 증권사 4조7357억원(16.2%), 손보사 2조3524억원(8.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말에 비해 증권사와 은행은 각각 4.3%, 1,1% 증가했고, 손보사도 1.9% 늘었으나, 생보사는 7.3% 감소한 것이다.
퇴직연금 유형별로 보면, 확정급여형(DB)은 72.0%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확정기여형(DC)도 17.7%로 전년보다 3.6% 줄었지만 개인형IRA는 전년(4.4%)보다 두배 가까이 급증한 8.5%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대기업의 중간정산 실시 및 이직증가 등으로 개인형IRA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립금 운용 현황을 보면 퇴직연금 적립금의 88.5%가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실적배당형상품은 6.5%에 불과해 매우 보수적인 운용행태를 보였다.
이는 모든 제도 유형에서 2009년 보다 실적배당형상품 비중이 감소해 원리금보장상품에 집중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DC형 적립금 운용의 경우에는 가입자가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해 평균 3:1의 비율로 분산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전체 평균 운용수익률은 5.48%로 2009년 6.85%에 비해 소폭 하락했으며, 퇴직보험ㆍ신탁의 적립금은 16조11억원으로 2009년(23조3550억원) 대비 7조3540억원 감소했다.
운용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금감원의 리스크관리 강화지도이후 적립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리금보장상품의 금리가 하향 안정화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퇴직보험ㆍ신탁은 올해부터 퇴직보험ㆍ신탁의 추가불입이 허용되지 않음에 따라 대기업 등 다수의 사업장이 미리 퇴직연금으로 전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올해도 퇴직연금 시장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퇴직연금이 결산 등 회계적 요인에 따라 매월 유사한 증가 패턴을 보이는 것을 감안해 작년이나 재작년의 추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말 퇴직연금 규모는 지난해 대비 25조원 증가한 5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업체간 과당경쟁이 재현될 우려가 있어 금감원은 시장 모니터링 등 과당 경쟁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 상품 경쟁이 재연되지 않도록 시장 모니터링을 철저히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건전영업신고센터를 통한 제보 및 관련 사업자에 대한 부문 검사 및 업무실태점검을 실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lny@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