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경제신문=손규미 기자]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160조원을 넘어섰지만 수익률은 2년 연속 1%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도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 현황'을 통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68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조4000억원(14.6%)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확정급여형(DB)이 110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1.3% 증가했으며 확정기여형(DC) 및 기업형IRP는 20.7% 늘어난 4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개인형IRP도 전년대비 23.2% 증가한 1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형IRP는 지난해 7월 가입대상이 기존 근로자에서 자영업자, 공무원연금 가입자 등 소득이 있는 모든 취업자로 확대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적립금 중 8.4%만이 실적배당형으로 운용돼 원리금 보장상품 편중현상이 지속됐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에서는 예·적금이 68조500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46.2%)을 차지했다. 보험상품(43.4%),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8.9%)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실적배당형의 경우 집합투자증권이 대다수인 97.4%의 비중을 기록했으며 그 중에서도 채권혼합형과 채권형이 68.2%를 차지해 실적배당형 내에서도 보수적인 운용행태를 보였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가장 높은 50%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생명보험(23.5%), 금융투자(19.1%), 손해보험(6.4%), 근로복지공단(1.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생명·신한은행 등 각 업권별 상위 6개사의 적립금 비중이 52.2%에 달했다. 금융투자 권역(17.1%)을 제외한 다른 권역의 실적배당형 비중은 1.1~7.9%에 불과해 소극적인 운용관행이 이어졌다.
지난해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전년대비 0.3%포인트 오른 1.88%를 기록했다.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전년대비 0.23%포인트 하락한 1.4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말 기준 은행 정기예금 금리(1.65%) 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연간 21.76%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6.58%로 전년대비 6.71%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집합투자증권에 투자된 적립금 중 혼합형의 비중이 55.7%에 달하는데 비해 주식형은 14.8%에 불과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권별로는 실적배당형 비중이 많은 금융투자가 지난해 가장 높은 2.54%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생명보험(1.99%), 손해보험(1.79%), 은행(1.60%), 근로복지공단(1.5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최근 5년 및 9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각각 2.39%, 3.29%로 집계됐다.
손규미 기자 skm@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