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계 사상최대 실적잔치속 희비 엇갈려
은행업계 사상최대 실적잔치속 희비 엇갈려
  • 장인성 기자
  • 승인 2018.02.09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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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요인 덕 본 하나금융 '순익 2조' 돌풍
3조클럽 가입 KB '웃음'…2등 추락 신한 '분통'

[금융경제신문=장인성 기자] 2017년 은행업계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한 해로 기억 될 전망이다. 각 행들마다 잇따라 발표 되는 4분기 실적들이 공개되자 자체 최고 실적 달성 했다며 자화자찬이 이어지고 있고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일회성 요인 덕 본 하나금융…우리은행도 선방

지난 2일 가장 먼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연간 당기 순이익 2조원을 기록하면서 일약 돌풍을 일으켰다. 계절적 비수기인 4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은 실적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의 4분기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4610억원을 훨씬 상회한 4958억원으로 이는 전년보다 무려 448.5%가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핵심이익의 한축으로 여겨지는 예대마진과 수수료 수익은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전년보다 14.7%나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하나금융의 이 같은 호실적 달성 배경에는 SK하이닉스 주식 매각이익 2546억원과 외환 환산이익 1678억원, 을지로 사옥 매각차익 311억원 등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영향이 컸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결기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1.9%가 상승해 3550억원을 달성했지만 지배주주 순이익은 1336억원으로 전년보다 14%나 하락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2177억원 보다 한참 못 미치는 성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보였다.

KB증권 유승창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원인에는 일부 대기업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과 손상차손 인식 및 휴면 자기앞수표 기부금 출연 등인 것으로 판단 된다”며 “이러한 일회성 요인을 감안한 우리은행의 4분기 순이익은 3000억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3분기 핵심영업이익은 1조574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4.8% 상승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금호타이어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85% 수준의 적립률을 기록해 향후 추가적인 비용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KB증권 이남석 애널리스트는 “이 때문에 4분기 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은 맞지만 전체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로 보긴 힘들다”며 “그러나 업종 내에서 낮은 자기자본 이익률 및 이익 증가율 전망으로 주가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KB '3조클럽' 달성…1등 신한 어디로?

신한금융지주의 2017년 당기 순이익은 2조9179억원으로 전년보다 5.2%가 증가한 채 3조원을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4분기 신한금융은 순이익이 2115억원으로 전년보다 65.4%가 떨어졌다.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과 비용 효율화를 위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렇듯 부진한 실적과 달리 핵심지표는 개선되는 양상이 뚜렷했다. NIM이 전 분기 보다 2bp 개선됐고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원화대출이 전 분기 대비 1.9%가 올랐다. 가계는 2.6%, 기업은 1.2%로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이에 NH투자증권 원재웅 애널리스트는 “카드 우대 수수료율 가맹점 확대 및 연체 이자율 하락과 조달비용 상승으로 카드 순익이 감소되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하며 “다만 이는 선제적인 희망퇴직과 전체 그룹의 비용 관리 및 은행의 자체적인 성장,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로 안정적인 펜더멘털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과 달리 KB금융은 2017년 당기 순이익을 3조3119억원을 달성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모양새가 됐다. 여기다가 4분기 실적마저 553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5% 상회하며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희망퇴직 비용이 1550억원을 기록하며 당초 예상했던 1000억원을 훨씬 상회했지만 외화환산 이익 증가와 CVA 조정, 신탁보수 및 증권 수수료 이익 증가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추정치보다 750억원 많았고 특수채권 충당금 환입이 600억원 발생한 덕을 본 셈이 됐다.

신한금융과 달리 KB금융의 NIM은 4bp 하락했다. 이는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대출 고성장에 맞춰 고금리 정기예금과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4분기 예수금 비용률이 1.21%로 전 분기보다 4bp 오른 영향이다. 그럼에도 4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원대를 유지하며 전 분기 수준을 보여줘 2017년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애널리스트는 “NIM이 올해 1분기부터 반등해 올해 순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0% 증가하는 가운데 대손율도 0.24%로 안정적으로 유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18년 순이익은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한다”고 답했다.

◇선방한 DGB…대규모 대손충당금 충격 BNK

4분기 DGB금융지주 순 이익은 306억원으로 전년보다 10.5%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계절적 판관비 증가로 이익규모는 축소됐지만 전 분기에 이어 핵심이익과 비용의 안정 흐름을 유지해 나름 선방했다.

특이 요인으로 명퇴금을 포함한 추가 판관비가 440억원, 추가 충당금이 101억원, 자기 앞 수표 관련 영업외 손실이 65억원, 부실채권 매각손실 40억원 등 감안하고 종합적으로 봤을 때 순이익은 800억원 내외로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NIM이 전 분기보다 5bp 상승한 부분과 대손율이 0.47%로 하락하라면서 대손율 안정이 눈에 띈다. 이자이익 감소는 회계 변경 때문으로 보이며 현재 같은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현재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 있는 상황으로 이 과정이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매수염가 차익은 약 1500억원 내외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85.3% 추가이익도 들어온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다 최근 채용비리 사실까지 나온 탓에 과연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통과 될 지는 미지수인 상황으로 풀이된다. 만에 하나 사실로 밝혀져 ‘기관 경고’ 이상 징계가 내려질 경우 사실상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물 건너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BNK금융지주의 경우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83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서며 시장 예상치인 5억원 적자보다도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며 최악의 4분기를 맞이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일부 여신의 부실 및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과 희망퇴직에 따른 판관비가 증가하면서 실적 부진의 주요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4분기 대손충당금이 전입액은 1903억원으로 전년보다 119.7%나 높아졌다.

이에 KB증권 유승창 애널리스트는 “일부 기업의 부실로 인한 대손충당금 전입도 있었지만 1000억원 수준의 선제적 대손충당금 전입이 주요한 원인”이라며 “비록 대손충당금이 당기 실적 안정성에는 부정적이지만 추가적인 대손충당금 전입 부담을 완화시켜 이후 실적 개선에 도움 되는 효과도 있는 만큼 선제적 비용 처리를 했다고 보고 추후 개선 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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