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은행, 중소형은행간 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만약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해 4강체제를 확립한다면 국내 금융산업이 새로운 변화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근 하나금융경제연구소는 ‘글로벌 금융환경 변화와 국내 금융산업의 활로’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하나금융경제연구소는 하나금융그룹은 리테일과 PB부분에서 업계 순위 2위를, 외환은행은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FX부문 1위를 하고 있어 이 둘이 합쳐지면 스케일 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전망했다.
또 대형화를 발판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 기업만의 특화된 경쟁력과 시장지위를 갖추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향후 몇 년간 지역별로 예상되는 금융산업의 수익 전망에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중심의 새로운 금융환경 구도가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조사 결과 연평균 GDP 성장률 전망치가 북미, 유럽 등은 1.9%~2.4%에 그친데 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9.0%로 훨씬 전망치가 높았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현재 금융산업에 대해 “금융안정 중시 규제체제 확립, IT-모바일 기기의 대중화로 인한 고객 니즈의 변화 및 신흥시장의 부상 등이 있다”며 “북미 및 서유럽 위주의 기존 금융시장이 재편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남미, 동유럽 등 신흥시장의 중요성 또한 증대됐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은행들이 이미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 유럽에 비해 아시아 지역은 아직 뚜렷한 경쟁구도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향후 몇 년 안에 아시아 지역에 본격적인 마켓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지며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성공적으로 글로벌화를 달성한 금융그룹은 국내에서 경쟁우위를 보유한 비지니스를 기반으로, 역사, 문화적으로 친숙한 지역을 우선 공략, 철저한 현지화와 더불어 M&A를 통해 단기간에 시장입지를 확보하는 패턴을 보였다.
HSBC는 리테일 중심으로 미국 및 유럽에 진출한 후 IB, 자산관리, PB업무를 강화를 통해 각 국의 현지 관행과 글로벌 연계를 통한 철저한 현지화를 추진해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 부상했다.
반면 국내 금융사들은 대동소이한 경영전략과 사업포트폴리오, 협소한 국내시장 안주 등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은행 중 해외네트워크가 가장 큰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통합 한다면 글로벌 진출을 더욱 강화할 수 있으며, 특히 유럽 및 미주지역의 네트워크 활용도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향후 수익구조 다변화, 해외진출 등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특화된 경쟁력과 시장지위를 갖추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상미 기자 jsm@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