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대법원과 의료계가 만든 한국형장애평가기준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 기준과 보험 장해등급이 별개라고 주장하지만 한국형장애평가기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기준이 대법원에서 인가될 경우 보험 장해등급표 개선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법원과 의료계는 기존 맥브라이드 기준보다 직업이 세분화되고 나이, 성별, 부상 정도 등을 모두 반영한 새로운 직업계수가 포함된 한국형장애평가기준 연구가 마무리돼 검증단계에 들어갔다.
맥브라이드표는 1950년대에 만들어진 장애등급기준으로 현대사회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올 6월 한국형장애평가기준을 만들어 대법원에 제출했다”며 “대법원에 서 검증 단계를 거친 다음 내년 하반기경에는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새 장애평가기준은 육체노동자 중심인 맥브라이드표보다 안과, 성형외과 등 현대의 각종 신종장해가 추가됐다. 1800여개의 직업에 따른 기준도 도입됐다. 현재 정부에서는 장애등급기준이 각 부처, 업종별로 달라 일원화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보험업계에서도 새 장애평가기준이 대법원의 검증을 통과돼 반영이 될 경우 보험관련 전체 민원 중 10%를 점하고 있는 장해등급 관련 민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보험업계는 새 기준에 대한 준비가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장애평가기준과 보험 장애등급표는 별개라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형장애등급평가기준과 보험 장해등급표는 별개다”라며 “보건복지부, 국토해양부 등 각 부처마다 장애등급표가 달라서 추후 복지부 기준으로 반영시 약관에서 참고 될 수는 있지만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고 밝혔다.
주장과는 달리 보험업계는 새 장애평가 기준에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장애평가기준의 연구가 끝나자 그 내용을 입수해 일부 보험사들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8월 한국형장애평가기준의 연구결과를 받았다”며 “일부 보험사에서는 이 결과를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도 “현재 연구결과를 언론에 공개할 수 없지만 마무리 단계”라며 “연구결과 끝난 8월쯤에 관련 업종들에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이 내용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장애등급평가기준은 보험업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애등급에 따라 보험금 지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법조계와 의학계는 검증단계가 완료되면 이 기준이 도입된다. 보험업계도 검증단계가 끝나면 이 기준에 대한 연구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보험업계에 새 장애평가기준이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만 이 기준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전체 민원의 10%를 차지하는 장애등급 관련 민원이 더 증가할 전망”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의 권익을 위해 의료계와 법조계, 보험업계가 상생하는 일원화된 기준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서효문 기자 hkjs9935@fe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