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은행권 핀테크 옷입고 ‘비상의 날개’
[창간특집] 은행권 핀테크 옷입고 ‘비상의 날개’
  • 문혜원 기자
  • 승인 2017.09.11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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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업과 오픈 플랫폼 상생 시너지 극대화
협업 통해 급변 금융산업 흐름 신속히 파악
고객지향 다양한 서비스 적제적소 제공 기대
최근 인터넷은행 K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돌풍으로 은행권의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기존 은행권은 IT로 무장한 인터넷은행에 맞서 IT기업과 제휴 등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나서고 있다.

(금융경제신문 문혜원 기자)최근 당국이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을 정책 화두로 밝히면서 핀테크로 인한 포용적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핀테크의 발전과 인터넷 전문은행 등의 등장으로 금융 서비스산업이 급변하게 바뀌고 있는 것에 따른 정부의 새로운 방침인 것이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신속’과 ‘편의성’을 핵심으로 한 디지털금융사업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시장 경쟁을 함께 하기로 결정하면서 앞으로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핀테크 오픈플랫폼으로 이용건수 올려

최근 금융결제원과 국내 16개 은행이 공동으로 구축한 ‘은행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공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해 12만건의 이용건수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결제원은 지난해 8월 30일 개통된 은행권 공동 핀테크 오픈플랫폼 1주년 운영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오픈플랫폼은 은행이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핀테크 기업이 자사 앱(app)이나 웹에 쉽게 탑재해서 고객들에게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은행권이 공동으로 잔액·거래내역조회, 출금이체, 입금이체, 계좌실명조회 등 표준화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형태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핀테크 기업은 오픈플랫폼 접속만으로 금융사와 일일이 협약을 맺을 필요 없이 16개 은행과 연결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3월 첫 출시된 이후 5개월간 뱅크웨어 글로벌, 센트비 등 총 7개의 핀테크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오는 10월부터 ‘지정대리인’ 제도 등을 도입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핀테크를 이용한 금융서비스 출시가 더 쉬워질 전망이다. 금융회사들은 핀테크 업체를 ‘지정대리인’으로 두고 금융회사 고유의 업무를 위탁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은 핀테크 업체도 지정대리인이 되면 자신들이 개발한 금융서비스를 바로 출시할 수도 있다는 장점에 따라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올해 중 20개 내외의 기업이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테스트베드에 가입한 개발자 수도 800명을 넘어 향후 지속적인 이용 확대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은행별 다양한 핀테크 사업 박차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자체 간편 송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 ‘KB간편송금’과 신한은행 ‘신한S뱅크’, KEB하나은행 ‘1Q트랜스퍼’, 우리은행 ‘위비뱅크’, NH농협은행 ‘올원뱅크’, IBK기업은행 ‘휙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와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간편송금 플랫폼을 갖췄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전국 영업점 창구를 ‘디지털 창구’로 전환해 본격적인 디지털 전략을 실행했다. 이는 ICT 기술을 활용해 고객서비스 및 직원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 했다. 또한 지난 2015년 ‘비대면 실명확인 제도’를 시행해 은행창구에 가지 않고도 계좌개설 등 업무가 가능한 ‘무인스마트점포’를 출범해 디지털 플랫폼을 조성해왔다. 특히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핀테크 상품은 작년 11월 선보였다. 로보어드바이저로 고객에게 최적의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입한 모바일 자산관리 플랫폼 ‘엠-폴리오’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금융회사가 핀테크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에도 강화하고 있다. 은행별 브랜드 파워와 혁신 기술을 앞세워 해외 금융시장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단계별로 협력 업체의 해외 진출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도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퓨처스랩’의 국내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신한퓨처스랩 베트남’을 출범시켰다. 신한퓨처스랩 베트남은 국내 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현지 유관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최대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사이공이노베이션허브’(SIHUB)와 상호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IHUB는 베트남 기업 1700개를 지원하며, 340여개의 기업을 스타트업 육성기관과 연결한 바 있다. 신한금융은 또 MOU 체결식에 한국 스타트업 3개 업체를 초청해 현지 육성기관 담당자, 밴처캐피탈(VC)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사업모델을 발표할 기회를 제공했다.

KB금융은 ‘KB이노베이션허브’를 통해 지원 중인 KB스타터스의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올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스타트업 전문 육성기관인 본투글로벌센터와 스타트업 공동 육성 협약을 체결해 상호 간 제휴 투자 및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KB스타터스 중 8개 기업이 본투글로벌센터의 멤버사로 선정돼 내년 7월까지 1년간 해외 데모데이 및 로드쇼에 참여할 예정이다. 더불어 해외 기업과의 제휴 및 VC 투자를 유치할 기회를 부여받게 됐다.

하나금융은 ‘원큐(1Q)랩’을 통해 핀테크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원큐랩에 입주한 핀테크 업체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수시로 열어 해외 진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이슈들에 대한 상담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해외 데모데이 참가 등 해외 진출 통로를 만들어 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해외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분야의 기업들을 집중 지원 중이다.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위비핀테크랩을 운영 중이다. 이밖에도 그룹 육성센터 기반 한 협업 분야가 다양한 핀테크 사업 확대를 구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자체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인 ‘원큐랩(1Q Lab)’ 5기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인슈테크 등 국내 스타트업 11곳을 선정하고 스타트업 기업의 아이디어가 실제 디지털 혁신 사업모델로 구현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활동을 시작한 원큐랩(1Q Lab) 4기 중에서 마인즈랩은 하나은행과 협업으로 인공지능(AI) 자연어 처리 기술을 대화형 금융플랫폼 ‘텍스트뱅킹’ 서비스에 적용했다. 또 핀테크 기업 사이렉스페이와 KEB하나은행은 오픈플랫폼 기반 해외 간편송금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NH농협은행은 ‘NH핀테크 오픈플랫폼’으로 지난 2015년부터 핀테크 융복합 생태계 기반을 조성한 각오를 보여왔다. 이어 ‘NH핀테크 혁신센터’ 운영, 국내최초 API이용기업에 대한 ‘정보보안 및 보호 가이드라인 제정’, NH핀테크 클라우드 구축을 통한 핀테크 기업 인프라 지원 및 보안 수준을 향상 시켰으며, 향후 ‘오픈플랫폼 2.0’기반의 핀테크 생태계 구현할 계획으로 시장 니즈에 맞는 다양한 API를 추가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특화된 핀테크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모바일에서 편리하게 자금을 관리할 수 있게 ‘IBK모바일 자금관리 앱’을 지난 2월 출시했다. 이 앱은 간편 손익보고, 카드매출내역, 부가세 환급예상액 등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알려준다. 앱을 다운받은 후 회원가입 및 계좌등록을 하면 국내 모든 은행의 계좌잔액, 입출금 거래내역 등 금융거래 정보를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지난 4월에는 핀테크 기업 아이비솔루션즈와 협업해 은행 방문 없이 매장 안 POS단말기에서 송금, 잔액조회 등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IBK POS-뱅킹 서비스’도 출시했다.

◇글로벌 경쟁력 갖춘 핀테크 환경조성 필요

이처럼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과 협업하면서까지 나서는 이유는 기존 은행업무의 결제와 송금이라는 제한적인 부분을 탈피하고, 급변하는 금융 산업 흐름을 파악해 ‘편의성’을 내세워 효율성도 높이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즉각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전문가들은 풀이한다.

한 핀테크 기업 전문가는 “그간 핀테크기업은 지금까지 고충이 많았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개발하는 단계부터 은행과 협약을 맺어야 했다”면서 “하지만 ‘오픈플랫폼’을 통해 금융권과 핀테크기업이 서비스 개발과정에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고 말했다. 핀테크 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업과 핀테크 업계의 경쟁과 협업이 시장 자율적인 민간 주도로 이뤄져야 하고, 시장 진입 장벽이 큰 부분을 허물어야 한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나왔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표한 ‘핀테크 활성화의 필요성과 과제’에 따르면, 은행·증권·보험의 고유 업무 외의 단순 업무는 핀테크 회사에 개방하고, 영업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금융회사 고객정보에 대한 전자금융업자의 접근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전자금융거래 사고에 대한 금융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 금융업계 전문가는 “민간 기업이 시장에서 이를 활발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업과 핀테크 업계의 경쟁과 협업이 시장 유인에 의해 자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소액송금, 로보어드바이저, P2P금융 등 핀테크 영역에 진입하려는 많은 기업들이 규제의 벽에 부딪히는 게 현실이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튼 틀에서의 법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혜원 기자  ft10@fe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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