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이어 2분기도 … 소형사 “증시 활황은 남 이야기”
(금융경제신문 장인성 기자) 올해 상반기 증권사들이 박스피에서 벗어나 증시 호조가 이어졌던 2분기를 보내면서 눈에 띄는 실적 상승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 수입이 증가하고 유상증자, IPO(기업공개) 통한 기업 자금 조달 수요가 늘어나자 IB 관련 수익 증가로 연결됐다.
◇ 증시호조 대형사 위주 전반적 실적 상승 견인 된 2분기
2분기 실적 개선을 이끈 이들은 대형사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주요 대형 증권 5개사의 2분기 실적합산이 5399억원으로 전년대비 111.5% 상승했고 전 분기대비 17.2%가 상승해 당초 예상했던 4028억원을 34% 상회한 호 실적을 달성했다.
NH투자증권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070억원으로 전년 대비 59.8%의 성장률과 전 분기 대비 20.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손수수료 이익이 전 분기 대비 19.4%나 증가한 수치인 721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금융지주도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14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2%나 상승했으며 전 분기 대비 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이번 실적 반영엔 카카오뱅크 출범에 따른 결과로 10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향후 카카오은행의 영업정책 및 확장 속도에 따라 적자 폭이 확대 및 흑자전환시기가 중장기적으로 앞당겨 질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2분기 실적은 거래대금 증가로 위탁매매수수료가 330억원로 전 분기 대비 9.4%나 상승했다. 또 자회사 실적도 점차 양호한 수준으로 지속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삼성증권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669억원으로 전년대비 27.6% 올랐고 전 분기대비 19.8%가 올랐다. 이는 시장 예상치 부합하는 수준으로 큰 폭 성장을 이룬 여타 대형증권사들과 비교됐다.
◇ 초대형 IB 준비가 실적 연결 … 중‧대형사 중심 IB파워 실감
9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초대형 IB의 준비로 인해 대형증권사들이 각자 육성방안을 내놓으면서 IB를 키운 점이 이번 실적 상향에 많은 영향을 줬던 것으로 풀이 된다. 특히 업계 1위를 달리는 미래에셋대우가 2분기 실적 1등으로 올라선 것도 IB 덕분이다.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순이익은 1620억원으로 전년대비 166.6%가 오른 수치이며 2분기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해 귀추가 주목 됐다. 대부분 자문, 인수주선, 부동산금융 등 골고루 IB 사업 전 분야에서 고르게 실적을 내 877억원의 추가 수익을 거뒀다.
이같이 초대형 IB 인가에 한발짝 다가서는 결과에 따른 기대감으로 프리미엄이 형성 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적정 PBR 대비 할인/할증을 받고 있는데 미래에셋대우는 7조 1000억원에 육박하는 최대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적정 PBR 대비 0.2배의 프리미엄을 부여 받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도 IB 및 PI 부문의 실적 호조가 주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2분기 IB 부문의 영업수지는 127억원으로 전 분기대비 64.3%가 상승했으며 PI부문은 3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1.4%로 급성장했다.
삼성증권은 초대형 IB가 인가 보류 나면서 신규 수익원 창출이 힘든 점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초대형 IB를 준비한다고 IB사업을 키우면서 그동안 자산관리 및 운용전략에 주요했던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 했다는 평가다.
특히 초대형 IB 준비로 IB부문의 인력을 추가 구축하며 적극적인 투자전략으로 2분기 IB부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또한 삼성이 오랜 강점으로 자리 잡은 자산관리 부분에서도 고액자산가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예탁 자산도 전 분기 대비 10.4% 상승했다는 점을 미뤄 WM부문에서도 여전히 강력한 강자로 남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교보증권 박혜진 애널리스트는 “점차 환경이 대형사에게 유리해지고 있는데 이제 실질적으로 숫자로도 증명되고 있다”면서 “부문별로 보면서 브로커리지수익이 거래대금 증가분만큼 개선되었으며 당 분기 주목할 만한 부분은 IB 수익 증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형사의 IB수익은 한 단계 레벨 업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대할 만하다”고 답했다.
◇ 1분기 이어 2분기도 … 소형사 “증시 활황은 남 이야기”
이처럼 대형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를 통해서 실적 상승을 견인한데 반해 수익 다각화에 실패한 소형증권사들의 부진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신영증권 2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대비 4.5%가 줄었으며 10년 째 사장이 연임되고 있는 동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20억 1770만원으로 작년 대비 78.74%가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80.69%나 감소했으며, 매출액은 24억 9826만원에 불과했다.
현대차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최근 사명변경을 통해 새로운 다짐으로 출반했지만 상반기 순이익은 239억 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1.4%가 감소했고 영업이익이 31.57%가 줄어 매출액은 5253억 5716만원을 버는데 그쳤다.
한 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활황에 따른 열매를 소형 증권사들이 먹기엔 이미 시장엔 많은 증권사들이 똑같은 열매가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면서 “증시 활황은 결국 남 이야기”라고 답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러한 흐름은 하반기 대형증권사들이 초대형 IB로 거듭나게 될 경우 그 격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발행어음 인가 승인마저 날 경우 증권사들의 양극화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대된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신기술금융, 스팩IPO 등 중소기업 특화 사업을 해나가고 있으나 아직은 이 사업을 통해 수익으로 이어지거나 하고 있지 않다”며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본시장 연구원의 이석훈 연구원은 “미국 초대형 IB회사들 틈바구니 속에서 중소형 IB 회사들이 살아날 수 있던 것은 자본력보단 특화 사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한국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증권사에 비해 자본력이 낮고 진출할 사업도 제한 돼 증권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새 사업을 찾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인성 기자 ft20@fetimes.co.kr